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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올 명절특수 옛말, 그래도 따뜻한 추석을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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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9.09 15:06
  • 기자명 By. 유영배 주필

민족의 명절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올해는 명절특수를 찾아보기 어려울 것 같다는 소식이다.

예년보다 빠른 추석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불경기 영향이 아닌가 여겨진다.

올 추석은 이래저래 시름을 더한다.

이른 추석인데다 코앞에서 태풍, 폭우 등이 겹치면서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직격탄을 맞은 농·어민들의 고통이야 말할 것도 없겠지만 당장 차례상을 준비해야 하는 주부들도 추석 성수품 값이 만만치 않아 한숨을 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올 추석 민심이 유달리 썰렁하기 그지없는 이유다.

본지기자가 8일 찾은 대전의 전통시장인 중앙시장에도 예전만큼 활기를 찾기 어려웠다는 전언이다.

실로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까운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을 찾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를 둘러싸고 설왕설래가 일고 있다.

가게를 닫아야 할지 고민 중이라는 한 상인의 푸념도 그중의 하나이다.

가끔씩 찾아주는 단골들이 있어 그나마 위안을 받고 있다고는 하나 시장전체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아니올시다’ 이다.

예전만큼 명절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역 대형유통업체인 백화점도 울상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세계 경제불황의 여파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더없는 썰렁한 분위기에 명절특수를 기대한 상인들의 실망은 클 수밖에 없다.

예부터 한가위는 우리 민족의 명절 가운데 가장 풍성한 절기였다. 한해 농사를 끝내고 오곡을 수확하는 시기로 물질뿐 아니라 마음도 넉넉했다.

이른바 추석은 민족의 대이동이 이뤄지는 우리의 최대 명절인 것이다.

올 추석이 비록 이르긴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찾아 고향으로 향할 것이다.

그러나 추석연휴가 남달리 슬프게 다가오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앞서 언급한 전통시장 상인들 외에도 우리주변에는 많은 소외이웃들이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나그네요, 소외된 자라는 사실을 확인한다.

외국인노동자, 탈북자, 무의탁노인과 각종 소외시설 아동들이 바로 그들이다.

해마다 양로원이나 영아원 지체부자유자 수용시설 등 불우이웃에 답지하던 온정의 손길이 올해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소식이다.

불경기 여파를 한눈에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경기가 침체되면서 상대적으로 복지시설 수용자들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추석의 본래 의미는 한 해 농사의 수확에 감사하고 온 가족이 한데 모여 차례를 지내며 조상의 음식을 기리는데 있다.

가족의 소중함과 화목 단합, 이웃과의 공동체 의식을 일깨우는 계기가 된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으라’는 바람도 계절이 주는 자연의 풍요로움에 한껏 고마움을 나타내려는 우리 민족 밑바탕 정서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올해는 앞서 언급했듯 추석 명절의 의미가 퇴색해 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우리 사회의 명암 또한 극명하게 차별화되는 현실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에게 추석은 명절을 맞는 즐거움보다는 아쉬움과 소외감을 더욱 안겨주는 음영의 한 자락으로 비쳐질 수 있다.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일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비록 경기가 어려워 명절분위기는 덜해도 고향으로 간다는 마음만은 설렐 것이다.

쓸쓸한 추석을 앞두고 있는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마음과 정성이 담긴 눈길을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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