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포럼] 충남도의 주류성 재조명 의미 크다
[충청포럼] 충남도의 주류성 재조명 의미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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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1.07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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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건양대학교 겸임교수

663년 11월은 예산 임존성이 당나라의 사주를 받은 흑치상지와 사타상여에게 함락된 달이다. 임존성이 무너짐으로써 백제의 부흥을 꿈꾸며 오랫동안 이끌어온 백제부흥전쟁이 종결된 달이다. 700여 년을 이어온 백제왕조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달이기도 하다.

백제부흥전쟁은, 나당연합군의 기습공격에 웅진성으로 피신했던 의자왕이 중국계 웅진방령 예식(禰植)의 반란으로 사비성으로 잡혀와 660년 7월 18일 나당연합군에게 항복한 직후부터 시작되었다. 복신(福信)과 흑치상지가 예산 임존성에서 백제 부흥의 기치를 내세우고 거병하자, 10일이 안되어 3만여 명이나 되는 백제유민들이 모여들었다. 당시 인구가 600만 정도였다고 하니 임존성에 모인 백제인들은 전체 인구의 0.5%에 해당된다. 이 수치는 인구대비 약 1%의 상비군을 유지하는 대한민국 국군의 절반인 30만이 모인 셈이다.

고대에 나라가 멸망하고 없어진 상태에서 국가의 부흥을 위해 자발적으로 봉기하여 전쟁을 수행한 사건은 세계사적으로도 그 유래를 찾기가 어렵다. 충남 지역에서 시발된 백제부흥전쟁은 국가 재건의 기치로서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이다. 나라를 점령한 당(唐)나라라는 외세를 몰아내고 백제를 다시 세우기 위한 사실상의 의병전쟁이었다. 올해가 3・1운동 100주년이라고 하여 그 의미를 다양하게 부여하고 있으나, 그 기원을 엄밀히 따져보면 구국항쟁의 원류로서 백제부흥전쟁을 꼽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중요한 백제부흥전쟁의 중심에는 주류성이 있다. 주류성은 백제부흥전쟁의 근거지이자 백제의 마지막 풍왕이 거처한 왕성이기도 하다. 3년 4개월간 백제부흥전쟁을 지도한 전쟁지도본부였다. 660년과 661년 웅진도독부가 있던 사비성을 2차에 걸쳐 포위공격하고, 이후 3차례나 신라 경주로부터 사비성에 이르는 보급로를 오랫동안 차단하기도 하였다. 작전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자 백제의 200여성이 호응하는 등 한때 백제부흥의 희망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나당연합군의 총공세로 주류성과 임존성이 함락됨으로써 3년 4개월간의 긴 전쟁이 종결되었다. 백제는 우리들 인식 속에만 희미하게 전해지게 되었다.

인식 속의 백제는 금동대향로 등 화려하고 섬세하며 수준 높은 문화예술로 떠오른다. 하지만 백제인들이 나라를 되찾고자 의로운 죽음을 택했던 현장, 임존성과 주류성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세인들의 관심도 별로 없었다. 그러나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백제인들은 주류성을 근거지로 그 역사와 문화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가 임존성에서 최후를 맞았다.

주류성의 의미가 큰 만큼 그 위치가 어디인가에 대한 논쟁 또한 100년을 이어오고 있다. 대동여지도를 그린 김정호가 전국을 직접 발로 답사한 결과, 최초로 주류성은 홍주(洪州)라고 대동지지에서 밝혔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 일본 학자들의 전북 부안설이 등장하면서 부안 주류성설이 마치 학계의 대세인양 확산되어 왔다. 이후 부안에서는 국가사적 지정 요청이나 교과서 반영 등 집요한 노력을 하고 있다.

충남 지역에서는 홍주를 비롯하여 서천・보령・천안・연기 등 여러 곳이 주류성으로 제기되어 왔다. 주류성 위치가 금강 이북 충남지역에 다양하게 나타난 이유는 무엇보다도 부안 즉 금강 이남설에 결정적 결함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동안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충청남도에서는 학회에 대한 직접 지원이나 후원도 꺼려온 것이 사실이다. 충청남도 역사문화연구원 관계자도 도내 여러 곳이 주류성이라고 주장하니 어느 쪽도 지지하기가 곤혹스러웠다고도 했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금번 11월 22일 충남도청에서 “백제부흥전쟁과 주류성의 가치 재조명”이라는 세미나가 열린다고 한다. 김정호가 “홍주(洪州) 본(本) 백제주류성(百濟周留城)”라고 한 홍주가 위치한 도청에서 개최된다. 마지막 임존성이 함락된 663년 11월, 1356년 전 백제부흥열사들의 원혼이 위로받는 계기가 될 것이다. 양승조 지사도 바쁜 일정을 쪼개어 참석하겠다고 한다. 충남도민은 물론 주류성을 찾는 이들, 역사를 찾는 이들에게도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금번 학회를 주최하는 김석환 홍성 군수를 비롯해 후원해 준 충남도 관계자와 양승조 지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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