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특별기고] 확실한 약속

곽봉호 옥천군의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19.11.19 17:19
  • 기자명 By. 충청신문
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도산 안창호 선생은 목숨이 경각에 걸쳐 있음에도 한 소년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켰다. 그 약속이 나라를 구하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정직과 성실만이 나라를 구하는 유일한 길이다”, “서로 약속한 것을 꼭 지켜야 정의(情誼)가 무너지지 않는다. 만일 한다고 한 것을 그대로 안하면 서운한 마음이 생긴다. 그러므로 신의를 확수(確守)하는 것이 정의를 기르는데 한 가지 조건(條件)이 된다.”며 약속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초(楚)나라 패왕(覇王) 항우(項羽)의 부하 중에 계포(季布)라는 장수가 있었다. 그는 체면을 소중히 여기고 신의를 지키는 임협(任俠)으로 알려져, 한번 허락한 이상 그 약속은 반드시 지켰다. 초나라 사람들은 이런 그를 두고, “황금 백 근을 얻는 것은 계포의 일낙을 얻는 것만 못하다(得黃金百斤 不如得季布一諾).” 하였다.

그는 한(漢)나라의 고조(高祖)와 싸울 때는 초나라의 대장으로 많은 전공을 올렸지만, 항우가 패하자 천금(千金)의 현상금이 걸린 쫓기는 몸이 되었다. 그러나 그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그를 팔지 않았다. 추적의 손길이 뻗치자 스스로 노예가 되어 노(魯)나라의 주가(朱家)에게 팔려갔다. 주가도 이 노예가 계포임을 알고 지켜 주었다. 그 뒤 하후영의 주선으로 사면되어 낭중(郎中)이 되었으며, 혜제(惠帝) 때에는 중랑장(中郞將)이 되었다.
‘일낙천금’이란, 이 ‘계포의 일낙’에서 유래하는 말이다.
오늘날에는 이것이‘확실한 약속’이라는 뜻으로 널리 쓰인다.

약속을 잘 지키면 지옥에서도 살 길이 열리지만 신의를 저버리면 돌이킬 수 없는 화를 입게 된다는 뜻을 함께 담고 있다. 비록 수천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약속과 실천의 중요함을 말할 때 이 고사를 떠올린다. 약속은 지도자들의 가장 중요한 덕목중 하나라는 점에서 현실 정치에서도 이 말은 금과옥조의 금언으로 여겨지고 있다.

내년 총선일이 다가오면서 우리 정치판에 구호를 앞세운 온갖 현란한 내용의 공약들이 춤을 추고 있다. 하지만 표만 의식한 현실과 동떨어진 공약이라면 애초에 그건 국민에 대한 거짓말과 다름없다. '일락천금'. 한마디 약속은 목숨처럼 소중하고 천량의 황금보다 귀중하다고 했다. 정치 지도자의 약속은 나라를 살리기도 하고, 거꾸로 큰 혼란에 빠뜨릴 수도 있다. 합리적이며 지킬 수 있는 공약인지, 또 해당 후보가 그 약속을 지켜낼 신의가 있는 사람인지 꼼꼼히 검증해야 한다.

약속은 지켜질 때 그 의미가 존재한다. 지켜지질 않을 때는 '헛 약속', 즉 식언(食言)이요, 공약(空約)이 된다. 정치인이라면 국민들에게 한 약속은 꼭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그 약속을 통해 선택을 받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공자의 제자 자공이 정치에 대해 묻자, 공자는 “식량을 충분히 하는 것(經濟), 병사를 충분히 하는 것(安保), 백성이 믿도록 하는 것(信賴)”이라고 말했다. 특히 공자는 만약에 셋 중에 하나를 버려야 함에도 끝까지 신뢰를 지킬 것임을 조언했다. 백성의 신뢰가 없으면, 나라가 존립할 수 없어서다. 백성의 신뢰는 리더의 약속 이행에서부터 싹을 틔운다. 앞으로도 주민과의 약속은 기필코 지킨다는 일념 하에 소신껏, 그리고 열심히 뛸 것을 부탁드린다.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