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층 파괴를 막기 위해 몬트리올 의정서를 채택하고 본격적으로 규제에 나섰지만 한동안 오존층 파괴는 더 심해졌다. 1980년대에는 대체물질 개발이 원할하지 않았고 중국의 산업 성장 시기와 맞물려 중국이 의정서와 상관없이 프레온가스를 많이 썼기 때문으로 해석하는 이도 있다. 프레온가스가 분해되지 않아 아주 높이 성층권까지 올라가 오존층을 파괴하기 때문에 대체물질은 불안정한 물질로 만들어 대기권에서 분해될 수 있도록 했다. 반응성이 있다는 것은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물질일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 대체물질이 지구 온난화를 가속 시키고 있다는 보고서도 있다.
요즘 너무 다양하게 쓰기 때문에 환경파괴를 걱정하면서도 대체할 수 없는 물질 중의 하나가 비닐과 플라스틱이다. 비닐은 1800년대 초에 폴리염화비닐(PVC)이 발명된 후 1900년대 초부터 본격 산업화하기 시작하였다. 플라스틱은 상아로 만들던 당구공을 코끼리 보호를 위해 다른 물질로 만들 수 있을까? 하고 찾던 중 발명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비닐과 플라스틱은 목재, 철재, 석재, 실 등을 대신하여 토목, 건축, 기계, 포장지 봉투 ,옷의 재료로 사용하고 심지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바이오 플라스틱까지 개발되었다.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를 지나 바야흐로 플라스틱시대가 온 것이다.
비닐과 플라스틱도 분해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땅에 묻으면 썩지 않고 태우면 다이옥신 배출 등 공기가 오염된다. 플라스틱 그릇은 뜨거운 것과 만나면 환경호르몬이 나오고 폴리에스터 소재가 많이 들어간 옷이 피부에 닿으면 아토피가 생길 수 있다. 바다에 떠다녀도 썩지 않기 때문에 결국 쌓여 플라스틱 섬이 되고 소화되지 않는 먹이가 되어 바다생물들을 위협하고 있다.
한편 자연이 만든 것은 자연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것들이다. 하다못해 없어졌으면 하는 모기도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암컷은 동물의 피를 먹는 육식이고, 수컷은 식물의 꿀을 먹는 채식이다. 숫모기는 벌과 나비가 다하지 못한 꽃의 수분을 돕는 것이다. 모기의 애벌레는 물고기의 먹이가 된다. 엉뚱하다 할지 모르겠으나 들로 산으로 나가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모기가 없으면 자연생태 파괴가 훨씬 심해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태풍도 천둥 번개도 바람도 나쁜 냄새도 다 자연생태의 사슬 안에서 필요한 것들이다.
자연은 태양을 통해 인간에게 해로운 방사선 엑스선 자외선도 만들지만 지구를 둘러 쌓고 있는 열권 중간권 성층권(오존층)에서 이를 막아주기도 한다. 우주에는 지구와 부딪치면 매우 위험한 운석이 많이 떠돌아 다니고 있지만 목성이 지구로 향하는 대부분의 운석을 끌어당겨 삼켜버림으로써 지구를 보호하고 있다. 자연은 인간을 지구 안에서 이런 위험한 광선이나 운석으로부터 안전하게 살 수 있게 해준 것이다.
이렇듯 자연이 만든 것은 자연을 유지하려는 것들이지만 사람이 만든 것은 자연 유지의 사슬을 끊는 것들이 많다. 사람이 만든 것들에 의해 생명 유지의 가장 기본인 땅이 오염되고 공기가, 물이 오염되고 있다. 심지어 미세먼지 온난화 오존층 파괴 등으로 햇빛도 오염되고 있다. 불행하게도 인류문명이 청정하고 깨끗함을 위해 편리성을 버리고 부족함과 불편함을 견디는 쪽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 같다. 사람이 만들어 낸 신물질 너무 좋아할 일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