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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대전예술의전당, 덴마크 로열 오케스트라&선우예권 공연

정제된 소리, 계산된 음향으로 닐센 해석의 진수를 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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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12.11 18:54
  • 기자명 By. 이하람 기자
10일 대전예당에서 열린 덴마크 로열 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무대가 끝난 후 인사하는 연주자들.(사진=이하람 기자)
10일 대전예당에서 열린 덴마크 로열 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무대가 끝난 후 인사하는 연주자들.(사진=이하람 기자)
[충청신문=대전] 이하람 기자 = 정제된 소리. 계산된 음향. 그럼에도 부자연스럽지 않은 음악.

덴마크 로열 오케스트라와 선우예권의 공통점으로 보인다.

이들은 꽤나 영리하게 음향을 만들어냈다. 한 음 한 음 소리의 크기를 계산하고 잘 다듬어진 돌멩이처럼 소리를 빚을 줄 알았다.

지난 10일 오후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열린 '덴마크 로열 오케스트라&선우예권' 공연이 열렸다.

연주의 시작을 알린 카를 닐센(C.Nielsen)의 헬리오스 서곡, 작품 17(Helios Overture, Op.17)은 덴마크 로열 오케스트라의 저력을 알려주는 신호탄에 불과했다.

지휘자 토마스 손더가드는 ‘닐센 해석의 위대한 개척자’라는 호평을 받았을 정도로 닐센을 훌륭하게 표현할 줄 알며, 자신 또한 카를 닐센의 열성 지지자이기도 하다.

손더가드는 이날 자신의 해석력을 아낌없이 보여줬다.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은 그의 해석에 공감하며 일치된 감정으로 자신들만의 음악을 선보였다.

이들의 장점은 아주 작은 소리부터 최대 음향까지를 단계별로 계산해서 표현할 줄 아는 것이다. 또한 그것이 전혀 부자연스럽게 들리지 않는다.

손더가드는 오케스트라 최소 음향에 매우 심혈을 기울인 듯 했다.

관객들은 바이올린 소리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들리기 시작하는 지점과, 반대로 언제 사라졌는지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사라진 소리의 잔향에 귀 기울이기 위해 숨죽였다.

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M.Mussorgsky)의 모음곡 ‘전람회의 그림’은 원래 피아노곡이지만, 곡 특유의 강렬함과 견고한 짜임새 덕분에 많은 작곡가들이 관현악곡으로 편곡했다.

덴마크 로열 오케스트라는 그 중 모리스 라벨(M.Ravel) 버전 ‘전람회의 그림’을 멋지게 연주했다. 이 곡은 산책 또는 만보 정도의 뜻을 가진 ‘프롬나드(Promenade)’라는 제목의 전주곡으로 시작된다. 이는 전시를 둘러보는 관객의 서성이고 때로는 빠르게도, 느리게도 걸어가는 발걸음으로 풀이된다.

이날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은 생음악으로 쉽게 듣기 힘든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S. Rachmaninoff)의 피아노 협주곡 2번 다단조, 작품 18을 전 악장 연주했다. 앙코르 곡 역시 라흐마니노프의 프렐류드 Op.23, No.5를 선택했다. ‘라흐마니노프 상’ 수상자다운 선곡이었다.

라흐마니노프의 이국적이고도 서정적인 선율은 선우예권의 손끝에서 마법처럼 울렸다. 손의 움직임은 절제됐으나 거기서 나오는 음악과 그의 뛰는 심장은 숨길 수 없었다.

전체적인 프로그램은 연주자들의 능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곡들로 편성한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관객들은 아주 열정적이고 아름다운 무대를 감상하고,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기립박수를 터트렸다.

한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덴마크 로열 오케스트라는 한국과 덴마크 수교 60주년을 맞아 덴마크 출신 세계적인 지휘자 토마스 손더가든과 함께 첫 내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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