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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희망과 행복의 동거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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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1.06 14:00
  • 기자명 By. 충청신문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
우리는 살아가는데 희망이 없다면 살 수 없을 것이다. 하루하루 밀려드는 절망감 속에서는 그 어떤 철인도 절대로 힘든 삶을 영위할 수 없다. 우리를 살게 해주는 원동력이자 기초 체력인 희망이라는 이름의 기차는 2020년 경자년 새해를 맞이하여 오늘도 힘차게 달리고 있다.

이 기차가 멈추는 순간, 우리는 살아가야할 이유를 잃게 되는 시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절대로 달리는 희망의 기차를 멈출 수 없다. 인생의 궁극적 목적인 행복추구를 위해서도 희망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동지이다.

살면서 누군가를 떠올리면 잔잔한 행복감이 밀려드는 추억의 그 사람이 존재한다면 과연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오늘을 살아가는 힘이 있어야 우리는 살아갈 수 있는 것인데, 그 힘은 희망이라는 친구일 수도 있고 사랑이라는 친구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많이 행복할 거라는 희망!

동전의 양면처럼 희망과 행복은 공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희망이 있어야 행복하고, 행복하려면 희망이 있어야 하고… “행복을 생각하는 순간 인간은 불행해진다”는 ‘존 스튜어트 밀’의 말처럼 줄곧 행복을 그리고 기다려온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불행할 수도 있는 것 같다. 행복을 찾고 기다리기 보다는, 그저 행복이 찾아왔을 때 기꺼이 품어 안을 수 있는 여유와 넉넉함을 준비해두는 것은 어떨까!

오늘 비가오고 먹구름이 끼어도 오늘을 버틸 수 있는 힘은 내일은 비가 그치고 밝은 해가 반드시 뜰 거라는 달콤한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희망이라는 착한 사기꾼에게 속아본다. 이렇게 한 달 속고, 나아가 일 년도 또 속아본다.

인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사랑하는 사람과 밥을 먹을 때’라는 어느 작가의 표현처럼 행복은 인생의 목적이 아니라 그저 그 순간 생존하는데 필요한 도구인지도 모른다. 보물찾기처럼 찾으려 한다고 반드시 찾아지지 않는 것, 기다린다고 반드시 오지 않는 것이 행복이라는 손님인 것이다. 이렇듯 평범한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우리는 작은 희망일지라도 놓치지 말고 꼬옥 쥐고 있어야 한다.

우리 모두는 불행하기보다는 당연히 행복해지기를 원한다. 또한 우리는 누구나 자기 몫의 그늘 즉 그림자를 가지고 있다. 연습하는 만큼 행복해질 수 있다는데 그냥 열심히 살다보면 어느 날 행복이라는 친구가 옆에 와서 미소 짓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우리는 믿고 있다. 그렇게 되는 날 우리는 어느 덧 행복의 기술을 터득한 행복의 기술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행복의 필수조건인 희망이라는 이름의 열차에서 어떤 힘든 상황이 와도 우리는 절대로 내릴 수 없는 것이다.

오늘도 희망이라는 이름에 마냥 속아본다. 뭔가 이루어질 거라는 막연한 희망일 수 도 있고, 가족과 지인들의 소원과 행복을 바라는 구체적인 희망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서도 희망이라는 친구를 놓지 않고 부여잡고 있다. 희망이라는 이름이 때로는 우리에게 이루어질 수 없는 허무한 사기를 치기도 하지만, 우리는 또 오늘도 그 사기에 기꺼이 속을 준비도 되어있고, 면역력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 속고 또 속더라도 비록 허상일지라도 살아있는 한 희망이라는 착한 사기꾼을 우리는 절대로 내칠 수도 버릴 수도 없다.

새해에도 희망이라는 친구가 우리를 반갑게 감싸 안아줄지 아니면 배신당해 실망감에 휩싸일지 모르지만, 행복해지기 위해서 희망이라는 이름의 기차에 다시 몸을 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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