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5살 딸아이를 유치원에 보낸 워킹맘 유희연(34·유성구)씨가 밤잠을 설친 이유다.
연차를 받아 자녀와 집에서 보낸 전날은 여차저차 잘 넘겼지만, 다음 날까지 그럴 여유는 없었다.
유치원과 다른 학부모로부터 전해들은 말도 한몫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확산하고 있다는 우려에도 설 연휴가 지난 첫 날 대부분의 원아들이 유치원에 등원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교육을 받는 등 2차 감염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유 씨는 “아이가 평소에 먹지도 않는 아침을 억지로 먹여 (유치원에) 보냈다”면서도 “그래도 마음이 편치 않은게, 무증상자로부터 감염될 수 있다거나 사스보다 전염성이 강하다는 등 이야기가 나돌고 있고, 이 사태가 언제 진정될지 모르니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기분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신종 코로나에 대한 공포가 지역으로 확산하면서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특히 아이를 대신 봐줄 사람이 없는 맞벌이 부부의 경우 마지못해 자녀를 등원시키는 모양새다.
신종 코로나에 대한 불확실한 정보들도 학부모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8~29일 대전 서구·유성구·대덕구 등 지역에 위치한 유치원은 오전부터 자녀의 등원을 포기하거나 결석 처리를 요구하는 학부모의 전화가 빗발쳤다.
서구 G 유치원 관계자는 “교육청이 주말에 신종 코로나와 관련한 대응지침을 전파한 뒤 곧바로 학부모 등에게 알렸지만 다음 날부터 문의 전화가 계속 오고 있다”며 “아이들이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도록 하고 체온도 수시로 측정하고 있지만, 학부모들의 걱정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전시교육청은 지난 27일 늦은 밤 대전지역 유치원 261개원에 신종 코로나 대응지침을 전파하고, 다음 날부터 감염병 비상대책반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학부모 김지수(33·서구)씨는 “신종 코로나의 주요 전파 경로가 호흡기 비말(침, 분비물)이라는데, 5~6살 아이들의 호흡기 면역력이 얼마나 강하겠냐”라며 “유치원 등 단체 활동을 하는 장소를 최대한 피해야 하지만 다른 대안이 없어 걱정만 앞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