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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스님의 마음이야기] 마음 비우고 주인공 되기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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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2.06 18:16
  • 기자명 By. 충청신문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마음을 비우라’는 것은
욕심을 버리라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편히 가지라는 것이다.

이것은 18세기 영국의 정치가였으며 저술가였던 ‘필립 체스터필드’가 네델란드에 대사로 근무를 할 때 아들에게 보낸 편지를 모아놓은 ‘아들에게 보낸 45통의 편지’를 읽던 가운데 마음에 남는 한 구절입니다.

마음을 비워보신 적이 있나요? 마음을 비운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를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마음을 다 비운 그 상태를 말하면 추상적일 수 있습니다.

마음을 비워가는 단계를 말하자면 첫째는 일어나는 생각을 알아차려야합니다.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를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마치 하나의 통 안에 어떤 물건이 있는 가를 아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간혹 말을 할 때 본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그 생각을 관찰합니다. 어디서 왔으며 무엇 때문에 그 생각이 일어났는가를 알아야합니다. 통 안에 들어 있는 물건이 정확히 어떤 것이고 무엇을 위해서 담겨져 있으며 누가 담아 놓았는가를 아는 것과 같습니다.

셋째는 마음속에 일어나고 떠다니는 생각들에 대해서 집착을 하지 않고 그저 바라만 보는 것입니다. 그것은 통 안에 든 것에 대해서 애정을 쏟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넷째는 마음에 집착이 줄어들다가 마침내 사라지고 나면 마음이 자유로워집니다. 통 안에 있는 물건에 대해 마음을 뺏기지 않으면 과감히 버릴 수도 있고 남에게 줄 수도 있는 심리 상태가 됩니다.

마지막 단계는 마음에서도 벗어납니다. 그 통이라는 것까지 초월하는 것입니다.

위에 설명한 것은 단지 수행적인 측면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일상의 생활 속에서 응용을 할 수 있습니다. 순간순간 마음에서 일어나는 생각을 유심히 관찰하고 바라보는 것을 연습하다보면 언젠가는 마음비우기가 자연스럽게 되어 집니다. 그러면서 삶이 자유롭게 되며 지혜롭게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필립 체스터필더’의 아들에게 당부하는 그 한마디는 그의 삶에서 동양적 수행을 들어 보지도 않고 해보지도 않았지만 그의 세상을 살아가는 통찰력이 얼마나 수준이 있는 가를 알 수 있습니다. 그가 말한 내용을 보자면 마음 비우기에서도 네 번째 단계의 맛을 봤다고 말을 할 수 있습니다. 그가 젊은 나이에 상원의원이 되었던 것도 그 사람 나름대로의 정신적 기둥이 확실히 서 있었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 집착이나 욕심이 아닌 세상을 자유롭게 즐기는 여유가 있고 그것이 그의 인생의 근원적 에너지이었을 것이라고 짐작을 하게 됩니다.

욕심이라는 것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아마 없을 겁니다. 어느 누구나 자신이 가지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가장 우선시 되는 것이 재물이고 그리고 먹을 것이나 명예 또는 긴 수명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잘 둘러보면 그러한 것들에 대한 집착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 사람들은 설사 바라는 것을 얻었더라도 얻은 것을 부리지 못하고 계속해서 끌려 다닙니다. 그것들이 자신의 인생의 한부분이 되어야 하는데 자신이 그것들의 종이 되고 맙니다. 그래서는 제대로 된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야 할 자기의 무대에 다른 것을 주인 공으로 등장 시키고 스스로는 조연이나 엑스트라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자신의 무대에 어느 장면에서나 주인공이 되려면 무대에 올려 진 모든 것들을 잘 부려야 하고 마음 안에서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 줄을 알아야 합니다. 왜냐면 우리들 모두 자신의 인생의 진정한 주인공이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인생의 참된 묘미와 행복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것에 대해서 마음이 잘 비워지고 항상 편안하게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합니다.

각자가 주인공
무대를 가꾸는 주체는
바로 우리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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