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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교민 173명 전원 ‘퇴소’…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진천·음성 주민 배웅 속 무사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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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2.16 13:37
  • 기자명 By. 김정기 기자
퇴소하는 한 우한 교민이 환송 버스 안에서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김정기 기자)
퇴소하는 한 우한 교민이 환송 버스 안에서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김정기 기자)
[충청신문=진천] 김정기 기자 = 지난 15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덕산읍 두촌리)에 마련된 임시생활시설에서 14일간의 격리를 마친 우한 교민 173명이 진천과 음성 주민의 따뜻한 배웅 속에 퇴소했다.

코로나19 확진 여부 검사 결과 전원 ‘음성’ 판정을 받은 교민들은 각자 가족 품으로 돌아가며 짧지만 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시설을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능후 복지부 장관, 김계조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을 비롯해 이시종 충북지사, 송기섭 진천군수, 조병옥 음성군수 등은 퇴소하는 교민과 현장 관계자, 이들을 품어준 주민에게 감사를 표했다.

정 총리는 시설 내부 방송을 통해 “이곳을 떠나시더라도 건강에 유의하시고 일상의 행복을 누리실 수 있으면 좋겠다”며 교민들에게 환송 인사를 전하고 “세심한 배려를 해주신 시설 관계자의 마음을 교민과 국민이 함께 기억할 것이다”고 말하며 시설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어 시설 현장 초소를 찾아 주민들의 손을 잡고 “정부 방침에 협조해줘서 감사하다”고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때 송환 첫날인 지난달 31일, 격리 장소 지정에 따른 혼란과 지역 사회 전파 감염 등의 불안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으나 주민과 지역사회가 선진 의식을 발휘해 교민들을 수용하고 정부 방침과 뜻을 같이했다.

사뭇 달라진 환영 인사를 받으며 입소한 교민들은 차츰 안정을 찾았으며 다행히 우려와 달리 확진자는 물론이고 지역에도 감염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주민들은 교민을 태운 버스가 지나가는 길목에 ‘교민 여러분의 퇴소를 축하합니다, 충청북도와 진천군을 기억해 주세요`, ‘건강하고 밝은 일상으로 복귀하시길 기원합니다’, ‘건강하게 퇴소하심을 축하합니다, 가족과 함께 생생덕산에 꼭 놀러 오세요` 등의 현수막과 함께 버스가 지날 때마다 손을 흔들어 환송했다.

아울러 현장 초소에 마련된 ‘우한 교민에게 드리는 글’ 게시판에 이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응원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특히 정치적 갈등과 이념 등에 휩쓸리지 않고 하나가 된 주민과 교민 모두는 따뜻한 동포애를 보여주며 전 국민에게 뭉클한 감동을 전했다.

이에 이들을 응원하고 격려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14일까지 약 6억원에 달하는 구호금품 등이 전달돼 교민과 주민을 비롯한 방역활동에 밤낮으로 총력을 다한 관계자들에게 많은 위로와 큰 힘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성숙한 시민의식은 코로나19에 따른 무겁고 힘든 상황을 극복하는 기폭제 역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민을 배웅하기 위해 나온 인근 주민 A 씨(42)는 “처음에는 걱정과 불안감이 컸지만, 현장에서 수고하는 많은 공무원을 보니 안심이 들었다”며 “이곳에 머문 교민 모두가 건강하길 바라며 진천을 오래오래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우한 교민 가족 B 씨(54)는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아들을 만날 수 있게 돼 매우 고맙다”고 울먹이며 “그동안 격려해준 진천 주민 여러분과 정부의 배려에 감사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가 없다”고 연신 고마움을 나타냈다.

한편, 이날 정부는 주민의 우려를 고려해 자가용 등을 이용한 개별 퇴소는 허용하지 않았다.

교민들은 2개 좌석당 1명씩 앉아 8대의 버스에 나눠 탔으며 ▲서울 ▲대구·영남 ▲충북·대전·호남 ▲경기 ▲충남 등 5개 권역별 거점으로 이동해 각자 귀가했다.

군 관계자는 “앞으로 2개월간 하루 세 번씩 이들이 떠난 개발원 주변을 중심으로 방역이 이뤄진다”며 “아직 충북에서는 확진자가 없지만 코로나19가 소멸할 때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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