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마다 우리 식탁을 풍성하게 해주던 농산물이 가격이 요즘 심상치 않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주요 농산물 주간 거래동향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배추(포기 당) 소매가격은 4281원으로 전년동월 가격인 2699원과 비교해 58.6%나 증가했다.
또한 당근(㎏당)은 지난해 3120원에서 올해 3833원으로 22.9%나 증가했으며, 같은기간 양배추(포기 당)는 2909원에서 3489원으로 19.9%가 오르는 등 식탁에 자주 오르는 채소류의 소매가격이 1년 사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한 상황이다.
이 같은 농산물 가격 변화에 오정동 농수산물시장 관계자는 "올해는 농작물이 성장하는 시기인 4~5월에 이상 저온 현상과 많은 비로 작황 부진까지 겹쳐진 상황"이라며 "특히 양파 같은 경우는 재작년부터 가격이 떨어져있는 상태여서 올해 가격이 오른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과일 가격도 산지 작황 부진에 조금씩 오르고 있다.
참외(10㎏ 당)의 경우 도매가격 기준 지난달 2만6962원에서 이번달 3만900원으로 14.6%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과는 3만4818원에서 3만7621원으로, 배도 4만1115원에서 4만4440원으로 8.1%나 올랐다.
대덕구 오정동의 한 과일 도매업체는 "올해 이상기온으로 인해 제철 과일인 참외, 수박 등의 출하량이 감소해 가격에 영향을 끼쳤다"며 "제철과일이 아닌 사과와 배는 일시적인 수요증가로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장을 보러온 주부들은 이미 재난지원금을 소진한 상황에 이 같은 농산물 가격 오름 현상이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시장을 찾은 40대 주부 민모 씨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재난지원금 덕분에 장보기가 크게 부담스러운 상황은 아니었다"며 "재난지원금을 다 사용한 이번 달에는 과일과 고기 종류는 구매할 생각을 엄두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농수산물시장 관계자는 "최근 농산물 가격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을 잘 유지하는 편"이라며 "오히려 작황 문제로 인한 수급불안 가능성도 낮다"고 분석했다.
단 "올 여름 폭염과 태풍 등 자연재해에 따라 농산물 작황 및 수급 상황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