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인터뷰 ㅣ 정무호 유성구 도시관리국장

“어린이의, 어린이에 의한, 어린이를 위한 공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11.06.02 14:35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일을)하나 안하나, 봉급은 나오지만 해야 합니다.”

단박이었다. ‘참여행정이란 게 말이 쉽지 피곤한 일 아니냐’는 직설적인 질문에 공무원의 답변은 다부졌다.
그 공무원은 바로 2만2000㎡ 부지에 30여억원이 투입되는 대전 유성의 ‘생각꾸러미 공원’ 조성을 책임지고 있는 유성구청 정무호 도시관리국장(사진)이다.

정무호 국장은 “언론 등의 관심으로 사업 결과에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이를 계기로 어린이들이 원하는 공원이 무엇인지, 어떤 공원을 조성해야 하는지를 알게 됐다”며 결의를 내비쳤다.
이때다 싶어 ‘아이들의 생각이나 아이디어가 다소 터무니없고 황당할 수도 있다’며 과정상의 어려움은 없었는지 물었다.

정 국장은 “성인도 아닌 아이들의 말을 듣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면서 “하지만 순수한 마음으로 들여다보면 ‘터무니없는’아이디어는 아니다. 어렵게만 보면 될 일도 안 된다”며 몇 가지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즉 과거·현재·미래를 테마로 한 공원이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에 “처음에 설계회사 등이 어찌해야 할지 몰라 손도 못 댔다. 그래서 나와 직원들이 민속촌 가면 투호 던지고 노는 것도 과거고 아이들의 엄마.아빠가 예전에 하고 놀던 놀이도 다 어제다”라고 했더니 일이 풀리기 시작했다는 것.

또 하나. 생태 숲을 테마로 한 공원을 현실화하는 부분에서 한 용역사가 “다 됐다”고 하기에 가보니 “곤충모형 하나 ‘달랑’ 갖다놓고 그러고 있어 기가 막혔다”며 그간의 어려움을 피력했다.

그는 이어 “수요자를 배제하고 예전처럼 (일을) 쉽게 하면 사업완료 후에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면 재시공해야 되고, 예산낭비로 이어진다. 그것이 ‘행정 불신’을 초래한 것 아니겠냐”며 주민참여형 행정 추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2006년 서울에서 시작된 ‘상상어린이공원’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는 정 국장은 “(서울처럼) 규모가 크고 화려하진 않아도 우리 어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편안하고, 흥미로운 공원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생각꾸러미공원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시 상상어린이공원 조성사업은 1472억원(서울시 1001억, 자치구 471억)을 투입, 노후 어린이공원을 상상과 창의성이 가득한 공간으로 바꾸는 사업이다. 중랑.노원.구로.강동 등 4개 자치구에서 올해 추가로 조성되면서 사업대상지 304곳이 마무리됐다.

향후 공원조성 계획에 대해 정 국장은 “덕명지구에서 시작해 모든 어린이 공원에 어린이 의견을 반영할 예정”이라며 “우선 진잠도서관 옆 솔마을공원을 주변 학생들 의견과 기존 아이디어 공모에서 나온 것을 복합해 리모델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성구는 솔마루, 송강, 숫골, 덕미, 방죽 어린이 공원을 ‘생각꾸러미 공원’ 대상지로 선정, 2015년까지 17여억원을 투자해 매년 1개소씩 조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