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12월 초(1~15일) 기준 잡화, 의류 등의 일반 제품군 매출은 전년대비 대폭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명품, 가전제품 등 고가의 제품들의 매출은 오히려 7~11% 가량 신장했다.
이 같은 고가제품 소비 증가는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소비 행태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유통업계는 올해 초 시작된 코로나 감염증 확산으로 인한 소비심리 감소가 매출 상승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반면 이러한 예상과 달리 코로나로 인한 가계 불경기에 고객들의 소비 기준 역시 까다로워지면서 고가의 명품과 초고사양의 가전제품들의 판매량은 기존 예상을 넘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 조치에 따라 야외 활동이 제한되면서 집에서 여가 생활을 즐기려는 사람들도 많아진 것도 가전제품 판매량 신장에 큰 도움을 줬다.
17일 티몬이 발표한 '홈오피스 및 홈엔터테인먼트' 매출 분석에 따르면 TV, 오디오, PC 등 가전 매출은 지난해 대비 평균 2.7배나 상승했다.
특히 집에서 영화 및 음악 감상을 위한 홈엔터테인먼트 가전의 경우 173%가 증가했으며 이중 음향기기, 오디오의 매출은 532%나 늘었다.
지역의 한 가전매장 직원은 "일반적으로는 가전제품은 봄이면 공기정청기, 여름에는 에어컨, 겨울에는 히터 등 계절성 수요를 따라서 증가하기 마련인데 올해는 고객들이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들이 길어지면서 꾸준하게 판매량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코로나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매년 즐기던 연말 해외여행 수요 욕구가 명품 소비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 역시 나오고 있다.
지난 7~8월 여름휴가 기간 당시에도 해외여행 대신 명품을 구입하는 고개들이 증가하면서 백화점들의 명품 매출이 급증한적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움츠러든 소비가 한 번에 분출되는 보복소비 성향이 강해지면서 이왕이면 가격이 비싸더라도 고급스러운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더하고 있다.
실제로 올 한해 일반 상품들이 경기 악화에 따른 역신장을 기록하는 중에서도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주요백화점 3사의 이달 초 명품 매출은 지난해대비 30% 이상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지역의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다른 상품군에서는 매출 감소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 비교적 가격이 높은 명품군에서는 이러한 매출감소 현상이 일반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