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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이름, 고3을 만나다

“수능 100일도 채 안 남았지만 시험이후를 생각하며 다시 책을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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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1.08.07 19:26
  • 기자명 By. 뉴스관리자 기자

 

 

한국에서 고3으로 살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입시가 어깨를 눌러와 온몸은 축쳐지고, 주변의 기대와 시선에 기운도 없어지곤 한다. 나름 본인을 배려해주기 위해 조심스러운 행동을 보이는 가족이나 주변사람들의 행동도 부담스럽다.

아침 7시부터 밤 12시까지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책과 씨름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고3들은 이미 그 이름만으로 힘겨워 보인다.

이제 수능이 100일도 채 남지 않은 고3 수험생을 만나 입시와 미래, 주변의 시선에 대해 들어봤다.

충남여고에서 만난 조유란(19) 학생은 그 나이또래가 그러하듯 생기있고, 쾌활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공부와 수험에 대한 얘기를 시작하자 현재의 부담보다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조금씩 목소리가 작아졌다.

- 벌써 수능이 100일도 남았다. 느낌이 어떤가?

▲3학년이 된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100일이라니 너무 시간이 빨리 간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이제 100일만 지나면 조금은 편안해 질 것 같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다.

- 요즘 친구들이나 교실 분위기는 어떤지?

▲특별히 100일전 이라고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카운트가 두 자리수로 들어온 것 빼고는 다들 평소처럼 수업듣고 자습하고 그런 분위기다. 하지만 3학년이 되기전 보다 현실에 더 가까워 졌다는 것 때문에 우울해하는 친구들도 있다.

- 특별한 이유가 있나?

대부분 똑같을 것이다. 1학년에 입학해서는 서울에 있는 무슨 무슨 학교를 가겠다고 마음을 먹다가 학년이 올라가면서 그만큼 올라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나중에는 ‘여기마저 못가면 어떻하지’라는 불안감이 들기도 한다. 다들 열심히 하기 때문에 특별히 치고 나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제는 실력을 늘리는 것보다 시험보러가서 알고 있는 만큼이라도 긴장하지 않고 풀 수 있기를 바라는 친구들도 생기고 있다.

- 요즘 중점적으로 공부하는 과목은 무엇인지?

▲이과기 때문에 수리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 수리영역 점수가 안 나오면 갈수 있는 과들이 별로 없어서 신경쓰고 있다. 요즘에는 학과별로 가점을 매기는 과목이 달라서 원하는 학과에서 원하는 과목을 좀 더 공부해야 한다.

- 올 한해 가족들도 고생하고 있을텐데

▲특별한 것보다 이것저것 신경쓰는 모습이 보여서 조금 미안하기도 하다. 가족들이 최대한 신경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하는게 느껴지기도 한다. 고3부모들도 같이 수험생이 된다던데 정말 그런 것 같다.

- 나만의 공부 비법이 있나

▲초기에는 인터넷 카페같은 곳에서 많은 정보를 보고 따라했다. ‘어떻게 공부해서 어디에 갔다’는 후기나 그들의 공부했던 방법 등을 찾아보고, 개념노트 같은 것을 만들어 공부했다. 아무래도 혼자만의 특별한 것을 만들기보다는 불안하니까 좋은 결과를 얻은 사람들을 참고하게 됐다. 인터넷강의 같은 경우도 ‘어떤 선생이 좋더라’, ‘이 사람은 어떤 식으로 가르친다더라’ 라는 식으로 찾아보고 나에게 맞는 강의를 찾으려 노력했다.

- 고3이 아니라면 올 한해 해보고 싶었던 일들이 있었는지

▲수영도 배우고 싶고 가족들과 여행도 다니고 싶었다. 먼 곳이 아니더라도 눈구경, 바다구경도 하면서 즐기고 싶다. 또 중국어, 일본어 공부도 하고 싶고, 기타도 배우고 싶었다. 좋아하는 축구관람도 실컷하고.

- 수능이 끝나고 나서 본인의 모습을 떠올려 보면 어떤지

▲“일단 수고했고 고생많았다. 그리고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아르바이트도 해 옷도 많이 사고, 남자친구도 사귀고 즐겁게 지내고 있을 것 같다.

인터부가 끝나갈 때쯤은 그녀의 얼굴 가득했던 미소는 사라졌다. 하지만 수능 이후를 떠올리며 조금씩 돌아오는 미소는 앞으로의 고된 시간들을 견딜 수 있는 충분한 힘이 될 것 같았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힘든 19살을 보내야 하는 우리나라의 고3들이,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을 정하기 위해 공부하고 인내하는 학생들이 될 수 있다면 더 많은 미소를 볼수 있지 않을까.

대한민국 고3들 모두 파이팅!

/유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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