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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다른 한국문화 “처음엔 당혹스러워요”

동성간의 과도한 스킨쉽·남자들의 거친 인사법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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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1.08.29 20:53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최근 K-POP 열풍으로… 한국문화 관심 가져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은 로마가 번성했을 당시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과 관습 및 규칙을 따르는 것이 옳다는 말로 쓰였지만 지금은 우리와 다른 생활 습관이나 혹은 받아들이기 힘든 다른 문화를 접했을 때에 사용된다.

즉 각 나라의 문화는 다를 뿐 틀리지 않다는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해하라는 포괄적인 의미로 쓰이는 것이다.

가장 답답하고 어려운 일은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이 머리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될 것이다. 많은 일례 중 각국의 습관화된 문화가 그럴 것이다.

그 나라사람들에게는 일상적인 행동이지만 다른 나라 사람에게는 절대 일상적일 수 없는 행동이나 습관이 소통을 막는 벽이 될 수도 있다.

한국이 좋아서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사람을 배우고, 한국 문화를 배우려고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한국에 왔지만 외국인들 입장에서 한국인의 무의식적인 행동을 보고 놀라는 일이 뭐가 있을까?

이제 막 한국생활 1년차에 접어든 중국인 찡찡(晶晶)과 일본인 스즈키 에키(鈴木亞季)와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 당황스러웠던 일이 일어난 것은 식사와 술을 하면서라고 입을 모았다.

처음 한국 친구들과 술을 마시러 간 찡찡은 “각자 술잔이 있는데 친구가 갑자기 자기 술잔에 담긴 술을 다 마시더니 나에게 줬다”며 “지금은 한국 술자리에서 친해지는 행동 중 하나라는 것을 알지만 처음 술잔을 내 앞으로 내밀었을 때의 당황스러움은 잊혀 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자신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고 말하는 스즈키씨도 “교수님과 친구들이랑 모두 술을 마시러 갔는데 건배를 한 후에 모두 등을 돌리고 마셨다”며 “처음에는 ‘왜 술을 등을 돌리고 마시는 거지? 나를 싫어하는 건가’라는 생각까지 했는데 어른과 함께 하는 술자리에서는 어른에게 술 마시는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등을 돌리고 마시는 거라고 친구가 설명해 줬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많지는 않지만 가끔 술자리에서 술을 못한다고 했는데도 술을 권하는 사람이 있어서 술자리가 불편했다”며 “지금은 한국 사람들은 거절해도 예의상 최소한 3번은 권한다는 것을 알게 돼 악의가 없다는 것을 안다”고 덧붙였다.

또 스즈키는 동성 간의 과도한 스킨십에 대한 경험도 당황스러운 일이었다고 말을 이었다. 이에 찡찡은 “중국에서도 동성 친구들끼리 특히 여자 친구들끼리는 서로 손도잡고 어깨동무하고 껴안는 일도 많아서 그런 것은 당황스럽지 않았다”고 말하는 반면 스즈키는 “일본은 그렇지 않아 많이 놀랐다”고 처음 그 상황을 회상하듯 당황스런 표정을 지었다.

그는 “동성끼리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고 다니면 일본에서는 동성애자라는 인식이 강한데 한국은 특히 여자들끼리 손을 잡고 팔짱을 끼고 많이 다니는 것 같다”고 말하며 “처음에는 ‘한국에 동성애자가 생각보다 많다’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학교 친구가 제 손을 잡고 가거나 팔짱을 끼려고 해서 처음에는 많이 놀랐는데 이제는 그런 의미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니까 그런 행동들이 자연스러워졌다”면서 “일본에 돌아가서 이런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올까봐 조금 걱정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찡찡은 또 다른 당황스런 한국문화로 한국 남자들의 거친 인사법을 들었다. 그는 “남자들끼리 인사할 때 ‘이 자식아’라고 말하면서 뒤통수를 때리면서 아는 척을 하는 것을 많이 봤다”며 “기분이 몹시 나쁠 텐데 그러면서도 서로 웃으면서 포옹하거나 인사하는 모습에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주위에 이상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 당황했다”고 밝혔다.

스즈키씨도 “남자들끼리 포옹하며 인사하는 것도 이상했는데 때린 사람이나 맞은 사람이나 서로 좋다고 인사하는 모습에 그 사람들을 완전히 오해해서 일본 친구들끼리 ‘그런 사람들’에 대해 심도 있게 나눈 적이 있다”며 “지금은 ‘그런 사람들’이 아닌 한국 남자들끼리 친근한 인사의 표현”이라는 것을 안다고 덧붙였다.

서로의 한국 생활을 공유하고 이야기하는 두 사람은 여전히 한국 식당에 갔을 때 양반다리 하는 것을 힘들어 하고 어느 음식점에 가든 ‘이모’를 찾는 한국 친구들이 신기하다고 말한다. 메인 요리가 아닌 경우, 음식점에서 다 먹은 음식을 공짜로 더 주는 건 ‘한국에서만 가능한 일’이라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왠지 모를 뿌듯함이 든다.

요즘은 K-pop의 영향으로 많은 나라들이 한국에 대해 좋은 생각을 가지는 것이 참 좋다고 말하는 두 친구는 다른 사람들도 자신들처럼 한국에 와서 조금 더 깊게 한국을 알고, 이해하고 문화를 느껴보는 것을 추천했다.

당황스럽던 한국 문화가 자연스럽게 다가오진 않지만 그래도 그러한 상황들을 이해할 수 있는 만큼 자신들이 한국을 이해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는 외국인 친구들을 보면서 언어뿐 아니라 문화도 배우는 한국이 그들에게 ‘다시 경험하고 싶은 나라’가 되길 바란다.

/김송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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