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유상곤 전 서산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중도하차하면서 충격에 빠진 서산시가 이번에는 공무원들의 잦은 인사로 빈축을 사고 있다.
13일 서산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와 올해 정기 인사를 비롯해 10여차례의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7월이후에만 모두 4차례(7월 1일, 14일, 8월 12일, 9월 5일) 인사발령을 내면서 잦은 자리이동으로 인해 업무파악도 힘든 상황이다.
특히,관리자급인 사무관 이상 고위공무원들의 자리 이동이 빈번해지면서 부하직원들이 새로운 지휘방침에 적응해야하는 등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지난 1월 의회 전문위원 대리로 승진요원 발령을 받은 한 사무관은 6달만인 7월에 보건소로 옮긴데 이어 50여일만인 9월 한 지역의 면장으로 이동하는 등 8개월만에 3번이나 자리를 옮겨 동료 공무원들도 황당해 하고 있다.
이런 잦은 전보조처는 지방공무원 인사관리규정 위반이다. 인사관리규정은 '직위에 1년이상(감사실 등 일부부서는 2년) 근속한 자에 한해 전보함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따라서 서산시는 전보된지 6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사무관을 다른 부서로 발령하는 등 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달 18일 유상곤 전 서산시장이 선거법위반 혐의로 시장직을 박탈당한 이후 실시한 9월 인사발령에서도 10여명의 사무관들이 자리를 옮긴데다가, 오는 10월 26일 있을 시장재선거 이후 또 다른 인사이동이 있을 것으로 보여 공무원들이 일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시 인사 담당자는 “전임 시장의 낙마로 계장 한명이 그만두게 됐고 국장 중 한명은 시장 출마를 위해 공직을 떠나는 등 갑작스런 인사요인이 발생해 그런 일이 벌어졌다”라며, “그분의 경우 승진도 늦은 상태였고, 적법한 절차를 통해 인사조치 했기에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1년 이상 한 곳에서 근무한 사무관들도 많은데 한명만 6달 사이에 4번이나 직함이 바뀌는 공직자가 나와 공직자 사회는 물론 주민들조차 어리둥절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서산시의 한 공무원은 “요즘 동료들 사이에서는 인사와 관련된 불만들이 그 어느때보다 크다”라며, “너무 잦은 인사도 문제지만 그 인사가 내부에서 보기에도 석연치 않은 경우가 많아 조직이 하나로 뭉쳐지기에 힘든 상황이다”라고 토로했다.
서산시의 한 면사무소 직원은 “면장이 새로 부임해서 관내에 한두번 다니며 지역현황을 파악하고 업무를 익히고 어르신들과 안면을 트는 단계가 되니 다른 곳으로 옮겨 가면, 밑에 직원들은 얼마나 허탈해 지겠느냐”며, “다시 부임하는 면장 성격과 스타일과 성격을 파악하고 업무를 보고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허비된다”라며 시의 잦은 인사를 비판했다.
한편, 충남도 감사실 관계자는 “공무원 전보제한 규정을 지키지 않는 등 무원칙한 인사를 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인사를 취소하고 관련담당자를 문책할 수 있다”라며, “아직 정확한 인사내용이 파악되지 않은 만큼 전보제한 규정을 왜 지키지 않았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유진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