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경력단절이 아닌 경력이음을 기대한다

김경희 대전시 성인지정책담당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21.11.09 15:00
  • 기자명 By. 충청신문
김경희 대전시 성인지정책담당관
김경희 대전시 성인지정책담당관

우리 사회는 결혼으로 인한 가사노동의 부담, 아이 양육으로 인한 부담은 아직 충분하게 개선되지 않은 채로 돌아가고 있다. ‘2020년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을 살펴보면 30대에 결혼‧임신‧출산‧육아 등의 경력단절 발생으로 고용률이 낮아졌다가 40대에 재취업으로 고용률이 증가하는 M자형 특징이 그대로 나타난다.

게다가 대졸 이상 고학력 여성의 취업 지속력은 고졸 이하의 여성들보다 현저히 떨어져 고학력 여성들은 40대 이후 노동시장에 재진입하지 못하고 계속 경제활동참가율이 떨어지는 일명 L자형 곡선을 보여주고 있다. 한번 노동시장에서 퇴장하면, 이후 다시 직장으로 재진입하지 못하고 비경제활동인구로 영구 전환되는 경향이 강한 것이다.

‘경력단절 여성’이란 임신‧출산‧육아 등을 이유로 경제활동을 중단하였거나, 경제활동을 한 적이 없는 여성 중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으로 정의된다. 경력단절 여성의 문제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고, 불평등한 성역할과 노동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이 문제는 개선의 여지가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일상생활이 많이 바뀌었고, 취업시장도 얼어붙었다. 특히 중‧장년층 여성들은 경력단절 여성 못지않게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회복지, 서비스업에 종사하던 여성들은 더욱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다. 얼마 전 만난 한 지인은 급식 관련 자격증도 취득하고, 바리스타 과정도 이수했지만 소소한 시간제 일자리마저 구하기 힘들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대전시에서는 2007년부터 여성들의 일자리 갖기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여성 취업‧창업 박람회를 개최하여 많은 기업과 취업자를 연결했다. 올해에도 ‘2021년 대전 여성 온라인 취업박람회’를 지난 9월 초에 개최하여 254개 기업이 참여하였고, 온라인에서 AI 매칭과 모의 면접 등 취업 알선이 이루어졌다.

‘좋은 일 생기는 날’이라는 슬로건 아래 대전 여성인력 개발센터에서 주최한 온라인 박람회에는 3만4600명이 방문하였으며, 1130명이 면접을 보고 11월 말까지 취업을 지속해서 알선해 가면서 전문 취업상담사가 취업 전부터 취업 후까지 1:1 전담 관리를 해 가고 있다.

온라인 여성 취업박람회는 구직자가 신속하고 정확한 취업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으며, AI 기업 매칭, 자소서 컨설팅, 모의 면접, 취업특강, 이벤트 등으로 구직자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온라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50~60대 여성들은 온라인 취업박람회를 통해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이주여성과 50~60대 여성들을 위한 미니취업 박람회는 별도로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대전 여성인력 개발센터 내에서 30개 기업에서 부스를 설치하고 구직자를 대상으로 대면 면접과 기업 홍보를 실시하였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어려운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박람회를 통해 경력단절을 겪고 있는 여성을 포함한 많은 분이 4대 보험이 적용되는 일자리 취업에 성공했다는 감사 인사를 전해 왔다.

경력단절 여성의 이야기는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의 이야기라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양육의 문제와 자녀교육의 문제가 해결된다면 여성이 일자리를 포기하는 경우는 많이 줄어들 것이다. 엄마들이 아이를 맡겨놓으면 퇴근 시간에 노심초사하지 않고 일할 수 있어야 하고, 다양한 일자리를 가지고 있는 모든 엄마의 아이들에게 방과후 학교의 문은 활짝 열려 있어야 한다.

여성 취업을 위한 교육 및 취업 상담, 취업 알선, 창업지원실 운영과 함께 일하는 데 지장을 주지 않는 자녀 양육의 돌봄 시스템이 함께 어우러지는 더 많은 공간이 생기기를 소망한다. 부모들을 위한 육아 카페가 집 가까이에 있고, 저렴한 가격으로 아이들의 간식과 한 끼 식사가 제공되는 어린이 식당도 생겼으면 좋겠다.

저출산, 비혼 증가 등 당면한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력단절 여성문제를 더는 방치하지 말자. 경력단절 여성문제는 노동문제와 돌봄 문제를 동시에 풀어나가야 경력 이음으로의 해결이 가능해진다.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