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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유학적(儒學的) 인성교육의 필요성

황수영 목원대 스톡스대학 철학강사·동양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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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1.12 16:16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황수영 목원대 스톡스대학 철학강사·동양철학 박사

우리는 매스컴을 통해 종종 인간의 존엄이 상실된 사회병리 현상을 자주 접한다. 아동 성폭력, 자살, 학교폭력, 혐오 현상 등과 같은 사회병리 현상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며, 여기에 노출되거나 가담하는 나이는 점차 어려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사회의 인성 부재에 관한 사회적 위기의식을 촉발했으며, 학교 교육에 있어서 인성 함양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인성이란 인간의 본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각 개인이 보이는 고유한 행동양식이며, 개인이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나타내는 독특하고 일관성 있는 사고, 정서, 행동의 표현양식 또는 고유한 적응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인간의 본질, 인간의 인간다움, 인간의 내면적 정체성을 인성이라 규정해도 좋을 것이다. 인성의 문제가 중요한 것은 인간이 이 세상 모든 활동(정치, 경제, 교육, 과학기술, 문화예술 등)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에 있어서는 인성의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의 우리 교육은 지식의 제공에 편중된 나머지 인간교육을 등한시하였다. ‘암기 위주의 입시교육’ 혹은 ‘현실로부터 유리된 교육’ 등의 문구를 사용하여 한국의 교육 문제를 성토하고 있다. 그러다 최근 인성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그동안 인성교육은 구조화된 학교 교육에서 이루어지기보다는 가정에서 주로 부모에 의해 이루어져 왔다. 그리고 학교 교육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주로 비형식적인 교과과정으로 다루어져 왔다. 하지만 2015년 인성교육진흥법이 제정되고 타인과 공동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 함양을 위한 인성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1세기의 인성교육의 핵심은 ‘인성이란 관계성, 도덕성, 창의성, 민주시민성을 두루 갖추어야 하며, 이러한 요소들이 상호 연관적으로 조화롭게 발달하도록 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교육이란 결국 궁극적으로 인간의 바람직한 변화를 추구하고 사람다운 사람을 기르는 가치 지향적인 활동이기 때문이다.

현재 인성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으나, 인성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합의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 인성교육에 대한 방법을 유학(儒學) 사상에서 그 가능성을 탐색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유학적 사고의 가장 중요한 대상은 인간이다. 전통 유학에서는 인간에 대한 주체성과 잠재적 능력을 인정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삶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행해지도록 학습하였다. 유학에서는 인간과 인간의 조화뿐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상생(相生)하는 세상을 지향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는 방법과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인간다운 삶인지 그리고 더불어 잘 살기 위한 전제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해결점을 찾아가는 것이 바로 유학을 공부하는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유학의 궁극적 목표는 성인(聖人)이 되는 것, 즉 도덕적으로 이상적인 인간이 됨을 의미한다. 성인이 되고자 하는 목적으로서 교육이라는 것은 결국 건전하고 올바른 인성을 갖춘 국민을 육성하여 국가사회의 발전에 도움을 목적으로 제정된 인성교육진흥법의 목적과 다르지 않다. 이 법은 ‘예·효·정직·책임·존중·배려·소통·협동’ 등을 교육하여 자신의 내면을 올바르고 건전하게 가꾸며 타인·공동체·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자는 것이다. 이는 곧 도덕성을 갖춘 인격의 성숙을 위한 덕목이고 이러한 덕목을 갖춘 자는 유학에서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꼽는 성인을 의미한다. 그리고 성인 됨을 추구하는 것은 인성 교육학적 차원으로 환원하면 도덕적 주체로서 인간 존재를 확립하는 것이다. 더구나 앎을 통한 도덕적 사고력의 신장보다는 그러한 생각을 일상에서 실천할 것을 더욱 강조한다는 점에서 유학은 지식과 덕성 혹은 과학과 도덕의 불일치를 해소하는 데 유효한 지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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