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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첫째의 탐색기, 코로나19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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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1.20 14:29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이번 달 중순부터 아이들의 긴 겨울방학이 시작됐다. 중학교에 다니는 첫째는 지난 1월 11월에 초등학교에 다니는 둘째와 셋째는 1월 10일에 방학을 시작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재작년부터 아이들의 방학이 집에서 온라인 학습 등의 이유로 들쑥날쑥하게 되었다. 코로나19 이후 요즘 학교들은 아이들의 겨울방학이 시작하는 날 종업식과 졸업식을 같이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러한 상황을 잘 몰랐던 셋째는 겨울방학을 하는 날 집에 오자마자 울음보를 터트렸다. 왜 우는지 이유를 물어보니 다른 엄마들은 꽃을 사서 학교에 왔는데 엄마는 오지 않았다고 했다. 이게 무슨 일인가 해서 알림장을 보니 방학 날 학교에 부모가 와야 한다는 말은 없었고, 잠시 후 학교에서 돌아온 둘째가 오늘 졸업식과 종업식을 같이했다고 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안 일이지만 셋째네 반의 학부모 한 분이 1년 동안 선생님을 뵙지 못했다고 꽃을 사서 왔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와 우리 모두의 오해가 풀렸다.

아이들의 방학이 시작되기 전 코로나19의 확진자 수는 전국 평균 4천여 명 정도였고, 우리 지역은 40여 명 정도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화로 코로나19의 확진자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숫자임은 틀림없다. 그리고 지금까지 코로나19의 우세 종이 델타 변이였지만, 오미크론으로 바뀌고 있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 20일 전까지만 해도 일본은 하루에 500여 명 안팎의 확진자 수가 나왔지만, 요즘은 오미크론 확진자가 3만여 명 수준으로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의 1월 18일 브리핑에 의하면 지난주(9∼15일) 오미크론 검출률은 26.7%로 직전 주 12.5%의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우리 지역도 오미크론이 확산하고 있다. 며칠 전 대전 동구에 있는 모 대학의 졸업반 대학생 30명이 단체로 MT(수련회)를 다녀온 후 20명 이상 코로나19에 확진되었고, 그중 5명에서 오미크론이 검출되었다고 했다. 이 일로 필자의 대학에 문의 전화가 많이 왔는지 전체 교직원을 대상으로 언론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보도된 대전 동구에 있는 대학이 우리 학교 아니고 다른 대학이라고 공지 메일이 왔다. 작년 코로나19의 확진자로 필자의 대학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이 보도로 인해 대학의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방학으로 학교의 단체생활로 인한, 물론 학교는 방역기준을 잘 지켰지만, 코로나19의 감염 위협으로부터 2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벗어난 것이 부모로서 약간의 안심이 된다. 필자의 아이들은 방학 이후 지금까지 학원에 다니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지내고 있다. 첫째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요리학원에서 디저트 과정을 배우고 있고, 둘째는 화요일 오전에 방과후학교의 ‘드론’ 반을 다니고 있다. 물론 오후에는 학교생활에서 해방되어 친구들과 열심히 놀고 있다. 셋째는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에 엄마와 같이 대학병원에서 운동치료를 받고 그 외에는 집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TV나 유튜브,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이제 2년이 지났고, 아이들은 2번째 겨울방학을 보내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아이들의 학습 과정을 살펴보면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부족함이 많다. 첫째는 1학년 2학기부터 2학년 2학기까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비교해보면 중간고사보다 기말고사의 성적이 좋지 않다. 다른 아이들도 겪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이지만, 첫째도 영어와 수학을 어려워한다. 중간고사는 6과목의 시험을 본다. 첫째와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친구와 비교하면 중간고사 성적은 비슷하지만, 기말고사에서 영어와 수학이 각각 15점(3문제 정도) 정도 차이가 난다. 물론 첫째의 친구는 과학고등학교를 목표로 학원에 다니고 있다. 기말고사는 중간고사보다 2과목이 더 많은 8과목을 시험 본다. 암기형 과목이 2개 더 추가된다. 따라서 중간고사보다 기말고사는 준비 기간을 좀 더 길게 하고, 시험공부 방법과 과정, 시간 배정 등의 집중과 선택에 대한 전략을 치밀하게 세울 필요가 있다.

8과목의 1단계 시험공부는 시험 범위 전체를 하되, 최소 1주일 전까지 완료한다. 2단계 시험공부는 기말고사 전 1주일 동안 시험공부를 하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과 문제 풀면서 틀린 부분, 몰라서 표시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부한다. 사실 이 기간이 가장 어려운 시간이다. 왜냐하면 모르는 부분을 혼자 힘으로 이해하여 알아내는 것이 어렵고, 시간이 많이 들며, 귀찮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기간은 친구들과 선생님의 도움이 어느 정도 필요하지만, 아이들은 이러한 방법을 사용할 줄 모르고, 사용하기 싫어한다. 3단계 시험공부는 시험 전날 시험과목의 전체적인 내용을 훑어본다. 중요하다고 표시한 부분도 집중적으로 본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일찍 잔다. 다음 날 시험에서 최고의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4단계는 시험이 끝난 후 정답과 맞춰 보고 무엇이 틀렸는지 확인한다. 사실 아이들에게 이 시간이 가장 괴로운 시간이다. 5단계는 왜 틀렸는지 확인한다. 틀린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첫째, 몰라서 틀리는 경우, 둘째, 착각해서 틀리는 경우, 셋째, 계산 실수로 틀리는 경우, 넷째, 처음에 선택한 답을 바꾸어서 틀리는 경우, 다섯째, 시간 조절을 잘못해서 4∼5개 문제를 못 푼 경우, 여섯째, 답안지 표기를 잘못하였을 때 등이 있다. 6단계는 시험 결과가 나왔을 때 나이스에 들어가서 과목별 내 점수와 반 평균을 비교해 내 위치가 어디쯤 있는지 확인한다. 이러한 과정과 단계를 거쳐 다음 학기 또는 다음 학년에서 공부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하는 계기가 된다.

첫째 아이는 요즘 진로 탐색을 위해 요리학원에 다니고 있다. 작년부터 과자와 케이크 등의 디저트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아 유튜브를 보며 독학하고 동생들을 위해 만들기도 했다. 그래서 필자의 가족은 요즘 주말마다 과자, 소시지 빵, 케이크 등의 맛있는 디지트들을 먹고 있다. 그리고 첫째는 학교 다니느라 그동안 하지 못했던 그림 그리기와 독서를 다시 시작했다. 이번 방학을 통해 첫째는 하고 싶은 일을 찾았으면 한다.

요즘은 기존의 델타 변이보다 2∼3배 강한 전파력을 가진 오미크론의 점유율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2월 말에는 하루 2만 명, 3월 말 3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방역 당국은 예측한다. 해외 사례를 볼 때 오미크론이 우세 종으로 자리 잡은 뒤 단기간에 확진자가 급증하는 양상이 공통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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