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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오미크론 개학 준비, 코로나19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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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2.24 15:33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아이들의 개학이 다음 주 수요일로 다가왔다. 지난 1월 중순에 겨울방학을 한 것 같은데 벌써 개학이 눈앞에 다가왔다. 아이들의 겨울방학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는 통상 12월 말에 했었는데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수업의 확대와 더불어 1월 중순으로 넘어갔다.

필자의 아이들은 겨울방학 동안에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방학을 보내고 있다. 중학교에 다니는 첫째는 1학년 때부터 하고 싶어 했던 디저트 관련 후식 만드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요리학원에 다니고 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둘째는 매주 화요일 오전에 학교에서 하는 드론 방과후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셋째는 운동치료를 위해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 엄마와 같이 대학병원에 간다. 공부는 첫째의 경우 학원에 다니지 않고 EBS를 보며 자기 스스로 하고 있고, 둘째와 셋째는 하지 않고 있다.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필자는 아이들에게 “아빠랑 같이 겨울방학에 공부하자”라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지금까지 지키지 못하고 있다. 필자도 나름 겨울방학을 열심히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겨울방학 동안 계절학기 2과목을 매일 4시간씩 3주 동안 했고, 논문 5편(게재 2편, 게재 예정 2편, 심사 중 1편), 이슈 페이퍼 1편을 썼고, 신문 칼럼을 3번 썼고, 2개의 연구과제에 참여했으며, 필자 대학의 “2021 재학생 실태조사”와 필자 지인 대학의 “2021 대학생 성 인지 감수성”에 관해 설문조사와 분석, 보고서를 작성했다. 필자가 너무 일이 많아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다.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아이들과 같이 공부하자고 약속했을 때 첫째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아빠는 공부 약속하면 3일을 못가”라는 말이 떠올라 더 미안함이 들었다. 이제 아이들의 겨울방학도 끝나고 있어 다음 주부터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해야겠다.

교육부는 지난 16일 ‘새 학기 오미크론 대응 학교 방역 추가 지원 사항’을 발표했다. 3월부터 유치원생과 초·중·고교생은 자가검사키트를 이용해 가정에서 선제 검사를 해야 한다. 3월 첫째 주는 주 1회 등교 전에 자가검사키트를 이용해 가정에서 자가 검사를 하고, 3월 둘째 주부터 수요일과 일요일에 매주 2회씩 등교 전날 밤부터 등교일 아침까지 자가 검사를 해야 한다. 검사 결과는 학생이나 학부모가 자가 진단 앱에 올려 학교와 방역 당국이 공유한다는 것이다. 교직원은 학생들과 달리 매주 1회만 검사한다. 검사 결과 만약 ‘양성’이 나오면, 학생은 등교하지 않고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자가검사키트를 집으로 받아와야 한다. 개학이 있는 3월 첫째 주는 3월 2일 수요일에 학생은 1개, 4일 금요일에 학생은 2개, 교직원은 1개를 받는다. 그리고 3월 둘째 주부터 금요일에 학생은 2개, 교직원은 1개를 받는다. 필자의 추정으로 우리나라 유·초·중·고교 학생에게 매주 자가검사키트를 무료로 제공하려면 약 700만 개 정도 필요하다. 매주마다 학생은 2회 검사를 해야 하지만, 교직원은 1회만 검사하는 이유는 자가검사키트 물량의 한계 때문이다.

그런데 교육부에서 16일에 발표한 새 학기 오미크론 대응 학교 방역을 자세히 살펴보면 등교 전 선제 검사는 의무 사항이 아니다. 전국의 방역 체계가 예전과는 다른 자율적인 방역 체계로 전환됐기 때문에 교육부도 학교와 학생의 안전을 위해 자율·자발적으로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해줄 것을 권고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의무적으로 무조건 검사해야만 등교할 수 있도록 요구하지는 않겠다고 하였다.

이 때문에 필자는 한편으로 학부모의 관점에서 걱정이 앞선다. 만약 학부모나 학생이 선제 검사를 하지 않으면 학교 방역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등교 전 발열이나 건강 이상을 점검하는 자가 진단 앱도 제대로 하지 않는 학생들이 어느 정도 있다. 그런데 자가검사키트를 이용한 선제 검사를 권고에 맡기면 과연 누가 제대로 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의무 제출이 아니므로 등교 전에 아이들은 코를 찔러 하는 선제 검사를 하고 싶지 않아 울거나,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하면 어떤 부모가 하고 싶어 하겠나? 그냥 학교에 보낼 가능성이 크다. 자가검사키트를 나눠주는 것은 좋지만, 누군 하고 누군 안 한다면 과연 이게 오미크론 확산을 막는 데 실효성이 있을지 걱정이 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2월 15일부터 21일까지 평균 9만 명에서 10만 명 초반에 이르렀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2일과 23일에 17만 명 초반으로 나타났다. 우리 지역도 지난 이틀 동안 매일 4000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였고, 지난 일주일 동안의 누적 확진자는 2만명 이상으로 나타났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에서 오미크론의 확산세와 더블링 효과를 우리가 지금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전면등교 원칙을 세웠던 교육부는 21일 새 학기의 학사 운영 방향을 일부 수정하였다. 개학 이후 첫 2주를 ‘새 학기 적응 주간’으로 정하고, 이때 확진자가 집중돼 감염이 우려되는 지역의 학교는 단축수업이나 원격수업을 하고, 급식 시 배식 및 식사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식단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존에 제시한 ‘재학생 신규 확진 3%’ 또는 ‘확진·격리에 따른 등교중지 15%’ 기준은 충족하지 않더라도 감염 상황을 고려해 원격수업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필자의 둘째와 셋째가 다니는 초등학교는 1200명 이상이 재학하는 초거대 학교인데 위의 비율을 적용하면, 재학생 신규 확진은 36명, 확진·격리에 따른 등교중지는 180명이다. 이런 기준을 어떤 학부가 동의할지 걱정이 앞선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만 12세 이상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상황에서 백신을 맞지 못한 채 등원·등교해야 할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로서 시름이 크다. 2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월 셋째 주(13~19일) 연령별 일 평균 발생률에서 0~9세가 인구 10만 명당 282.8명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고, 10~19세가 10만 명당 269.8명으로 뒤를 이었다.

3월 초 개학이 되면 아이들 사이에 이런 말이 나올 것 같다. “야 너 코로나 걸렸나?”, “아니 나 안 아직 걸려는 데”, “야 넌 그동안 뭐 하고 있었냐? 난 진작에 걸려는데….” 아이들 사이에서 이런 대화가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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