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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5000만t 버려지던 식물 리그닌, 알고보니 '친환경 광촉매'

KAIST 박찬범 교수 연구팀, 리그닌 광촉매 특성 규명…연료·화합물 생성에 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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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3.28 13:11
  • 기자명 By. 이정화 기자
▲ 연구 모식도(오른쪽)와 연구 내용이 게재된 Nature Synthesis 3월호 표지논문(왼쪽).(제공=KAIST)
[충청신문=대전] 이정화 기자 = 식물의 20~30%를 차지하는 주요 구성성분이면서 바이오 연료, 펄프 및 종이를 생산하는 산업에서 부산물로 배출돼 대부분 폐기됐던 '리그닌'이 태양에너지를 흡수해 친환경적으로 과산화수소 연료를 생성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광촉매반응을 생체촉매 반응과 연합하면 산업적으로 유용한 키랄성 화합물, 의약물질 중간체 등 정밀화학제품을 합성할 수 있어 산업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8일 KAIST에 따르면 신소재공학과 박찬범 교수 연구팀이 리그닌의 광촉매 특성을 규명하고 리그닌 기반 광 촉매반응과 산화환원 효소 반응을 접목해 태양광으로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생성하는 인공광합성을 성공시켰다.

리그닌은 식물 목질부를 형성하는 주요 물질로 셀룰로오스 다음으로 풍부한 성분이다. 주로 식물을 지지, 보호하는 구조체 역할을 한다. 세포벽 형성, 물 수송, 씨앗 보호 및 스트레스 적응 등을 맡는다. 바이오 연료, 펄프 및 종이를 생산하는 목재산업에서 부산물로 연간 5000만t이 배출되는데 복잡한 분자구조로 활용이 어려워 95% 이상 소각·폐기되고 있다.

연구팀은 자연계 리그닌이 일반적인 광촉매들이 지닌 작용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착안해 광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가설을 세웠으며 다양한 리그닌 고분자 모델이 가시광선 하에서 과산화수소를 생성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또 분광학적·(광)전기화학적 분석을 통해 리그닌이 열역학적으로 해당 광 산화환원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일반적인 광촉매는 산소를 환원해 과산화수소 생성 시 알코올, 포름산, 글루코스 등 희생 전자 공여체가 필요하지만 리그닌은 희생 전자 공여체 없이도 산소와 물을 이용해 과산화수소를 합성해 높은 원자 경제성을 보이며 원치 않는 부산물 축적 문제에서도 벗어났다.

연구팀은 나아가 리그닌의 광 촉매반응을 생체촉매인 퍼옥시게나아제 활성에도 적용했다.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생성하는 퍼옥시게나아제를 장기적으로 구동하기 위해서는 과산화수소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광촉매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리그닌이 과산화수소를 적절한 속도로 생성하도록 설계해 효소적 옥시기능화반응을 유도했고 한 종류의 거울상 이성질체만을 갖는 생성물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 관계자는 "리그닌이 연료·화합물 생성에 적합한 광촉매라는 것을 입증했고 폐기물로부터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예를 제시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박찬범 교수는 "리그닌을 고부가가치 화합물 생성에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 방법을 제시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면서 "리그닌의 광촉매적 메커니즘을 더 자세하게 밝혀 촉매 성능을 높이고 다양한 효소와 접목, 정밀화학제품을 생산해 산업적 파급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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