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 참배와 행사로 분주한 대전현충원의 6월에 빼놓을 수 없는 활동이 있다. 바로 묘역 태극기 꽂기 봉사활동이다. 현충일을 계기로 하여 대전현충원에 안장되신 모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묘역에 직접 태극기를 꽂아 국가를 위해 희생·공헌하신 분들의 충의와 위훈을 기리기 위해 매년 시행하고 있는 행사이다.
5월도 되기 전 행사 계획을 세울 때쯤부터 전화가 오기 시작한다. 작년에도 참여했었는데 올해 행사는 언제인지, 접수는 언제부터 받는지를 묻는 전화부터 작년에 아쉽게 참여하지 못해서 올해는 꼭 참여하고 싶다는 전화 등 관련 문의를 받으며 느낀다.‘아, 현충일이 다가오는구나!’
자주 신청해 참여해왔기에 익숙하게 태극기를 받아 묘역으로 향하는 단체, 현충원이 처음이라 묘역 지도와 안내문을 꼼꼼히 보는 단체,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 묘역 청소까지 하고 왔다며 함박웃음을 짓는 분도 계셨다.
인원도 연령도 다양하지만 선열들의 넋을 기리고 추모하고자 하는 마음은 모두 같다. 장갑을 착용하고 도구를 챙겨 배정받은 묘역에 태극기를 꽂고 돌아오는 참여자들의 얼굴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뿌듯함이 보인다. 활동 종료 후에 모여서 단체사진을 촬영하기도 한다.
호국보훈의 6월, 널리 울리는 현충탑의 참배 소리와 함께 모든 묘역에서 태극기가 휘날리는 모습은 대전현충원에서 여름에 볼 수 있는 장관 중 하나다. 자원봉사자, 현충원 직원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기에 가능하다.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계신 현충원이라는 곳이 참 많은 사람들의 땀방울로 지켜지는, 모두가 돌보아야 하는 공간임을 느낀다. 다가오는 제67회 현충일도 매년 그래왔듯이 이른 새벽부터 묘소를 찾는 발걸음이 줄을 잇고, 백발의 참전용사부터 부모님 손을 잡고 온 어린아이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추모 열기로 뜨거울 것이다.
올해도 여름 하늘 아래 묘역에서 펄럭일 태극기의 물결을 기대하며,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국민들이 마스크 없이 편안하게 현충원을 찾아 추모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