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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강희진 음성예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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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8.08 16:12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강희진 음성예총 회장

이번 주와 다음 주가 휴가의 절정이라고 한다. 코로나환자가 연일 늘어나고 있는데도 사람들은 지쳤는지 아님 무디어졌는지 지난해처럼 코로나로 인해 휴가를 포기한다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하다. 군산에 사는 언니도 조카들이 내려온다며 계곡이라도 다녀오자고 전화를 했다. 작년휴가에는 내가 가면 사적모임에 위배된다고 오지 말라고 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가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직원 두 명이 동시에 코로나에 결려 대신 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출근을 했더니 시니어클럽에서 파견 나온 주민 분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기관에 와서 오전에 청소를 하고 있는 분들이다. 이 어르신들은 이웃 동네에 사시는 분들로 자전거를 타고 오시거나 걸어오시는 분들이다. 우리 기관이 있어 일자리를 얻었다면서 많이들 좋아하신다. 나이 들어서도 어딘가에 소속되어 일 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라는 것을 알겠다.

지난주에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직무 수기 공모 심사를 했다. 예전에 비해 수준이 높아졌다는 말을 전해 듣고 원고를 읽었다. 수기에 응모한 많은 분들이 제2의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60이 넘어 퇴직을 하고도 다시 일을 하고 싶어서 재취업을 하신 분들의 수기가 꽤 있었다. 그 분들 중 시니어클럽, 독고노인 생활관리사 그리고 요양보호사로 활동하고 계신 분들의 수기가 인상적이었다.

스스로 선택한 두 번째 직장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업무를 활용하니 더 성공적이며, 그로 인해 보람을 느낀다는 이야기에 감동를 받았다. 그 분들의 노고를 수기에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상자 분들도 젊은 사람들보다는 세상물정 다 알고 있는 준 시니어들과 함께하니 편안하고 만족도가 높았는지 그들을 향한 칭찬의 목소리도 글을 통해 간접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것은 수십 년의 직장생활을 끝내고 이제는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나이에 다시 돌봄 현장으로 간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 물론 수기에서 말했 듯 의미 있는 일,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어서 선택했다는 그 분들을 존중한다. 다만 오랫동안 일 했던 노하우를 살린 재취업을 하는 문이 너무 좁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었다고나할까?

퇴직설계는 퇴직하기 5년 전부터 해야 한다는 글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나 또한 강의를 하는 것도 사회단체장의 임기도 5년 이내에는 끝날 것이다. 수기를 읽으면서 그럼 나는 무엇을 할 것인지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했다.

가끔 탤레비전 홈쇼핑을 통해서 옷을 구입하는데 그 중에서 베라왕이라는 브랜드를 선호한다. 그녀는 세계적인 디자이너인데 꽤 늦은 나이 마흔이 넘어서야 디자이너로 입문했다. 웨딩드레스에 심취해서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했고 유명한 디자이너가 되었다. 70대인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또한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는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KFC의 창업주 커넬 할랜드 샌더스도 68살이 되어서야 KFC 1호 매장을 세웠다. 그들은 나이에 상관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지 않아서 소망했던 꿈들을 이루었다.

직무수기의 주인공들도 퇴직 후 사회에 봉사하는 일을 선택해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나도 내 내면의 소리를 들으며 앞으로 5년 후 다시 시작하고 싶은 일은 없는지, 꼭 해보고 싶은 일은 없는지 준비하고 훗날 용기 내어 실행해야겠다.

바야흐로 타오름의 달 8월인데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추도 지났다. 어제는 귀뚜라미의 합창소리도 들었다. 이번 가을은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찌는 축복의 가을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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