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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항체 양성률, 코로나19

정현용 대전대학교 혜화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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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9.29 14:31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정현용 대전대학교 혜화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
지난 14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 대유행의 끝이 보인다고 발표했다. 그 근거로 9월 둘째 주,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 건수는 전주 대비 22% 감소한 1만935건을 기록했고, 사망자 수가 2020년 3월 이후로 가장 낮았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의 통계를 보더라도 9월 2일 코로나19 확진자는 9만9837명이었지만, 9월 28일은 3만6159명으로 약 64% 정도 감소하였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3일 방역 정책의 근거 자료수집 차원에서 우리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항체 양성률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2~4분기에 걸쳐 1만 명씩, 총 3만 명을 조사할 계획이었지만, 착수가 늦어지면서 7월에 지역 대표 표본을 선정하고 8월 초부터 전국 17개 시도의 5살 이상 국민 9,959명(분석 대상 9,901명)의 검체를 수집해 조사·분석하였다.

이 조사는 표본 대상자의 혈청에서 코로나19 자연 감염으로 생기는 항체를 검출해 감염 유무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를 통해 얻은 항체 양성률을 정부 집계에 근거한 누적 확진율과 비교해보면, 무증상·미진단 등으로 드러나지 않은 숨은 감염자의 규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항체 양성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가진 비율로, 채혈로 확보된 항체가 ‘엔(N, nucleoprotein) 항원’에 반응하는지로 자연 감염 여부를 구분할 수 있다.

그 결과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자연항체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2명은 ‘숨은 감염자’로 확인되었다. 누적 발생률은 38.15%인데, 실제론 57.65% 감염으로 방역 당국의 누적 확진자 통계에 잡히지 않은 비율은 19.5%였다. 7월 30일 기준 질병관리청이 집계한 코로나19 누적 발생률은 38.15%인데, 조사로 확인된 자연 감염 항체 보유자는 57.65%에 달했기 때문이다. 19.5%는 진단검사를 통해 확인하지 못한 ‘숨은 감염자’라는 뜻이다. 이것은 실제 감염자가 누적 확진자의 2배에 이를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의 예측보다 적은 수준으로 미확인 감염자 규모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번 조사를 통해 비교적 정확한 감염 규모를 파악할 수 있었다. 영국의 경우 최근 헌혈자 1만3700명을 대상으로 항체 양성률을 조사했는데, 실제 감염자가 확인된 확진자의 2배 이상이었다는 통계도 있었다. 연령별 코로나19 자연 감염 항체 양성률을 살펴보면, 만 5~9살은 79.8%, 10~19살은 70.6%로 소아·청소년의 자연 감염 비중이 높았다.

9월 28일, 교육부의 보도 참고자료에 의하면 9월 28일 기준, 유·초·중·고와 특수학교 학생의 확진자 수는 270만8,124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학생 수 587만4,130명 대비 46.1%이다. 백신을 거의 맞지 않은 유치원생은 16만4136명(전체 55만3045명 대비 29.7%), 초등학생은 138만889명(전체 266만6938명 대비 51.7%)이 코로나19에 확진되었다. 학생들은 접종률도 낮고, 활동적이면서, 학교와 학원 등의 단체생활에서 감염되는 경우가 많았다.

숨은 감염자는 40~50대에서 많이 나왔다. 40대와 50대의 숨은 감염자는 각각 24.8%와 27.7%였다. 숨은 감염자가 40대와 50대에서 많이 나온 이유를 추정해보면 이들은 경제활동인구이다. 만약 코로나19의 증상이 발생했다면 자가검사를 하고, 이때 양성이 나오면 신고 뒤에 7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정규직과 같은 안정된 직장에 출퇴근한다면 자가격리에 별다른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고 소규모 업체에서 직장생활을 하거나, 자영업이라든가 프리랜서로 일하는 직종에 종사한다면 경제활동 중단 등의 우려 때문에 아마도 추가 확진 검사 없이 지나갔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증상일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발표된 항체 양성률 조사에서 주목할 내용이 하나 더 있다. 전 국민의 97.3%가 백신접종과 자연 감염 등으로 코로나19에 대한 항체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백신접종과 감염 등으로 인해 국민이 대부분이 면역획득을 가졌음을 의미한다. 또한 오미크론 유행 이후 사망률 및 중증화율이 낮아진 요인 중 하나이다. 그렇지만 항체 양성률은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지, 현재 시점에서 바이러스 예방력을 뜻하지 않는다.

필자는 지금 대학에서 강의를 5주째 하고 있다. 개강하는 날부터 학생들에게 미리 공지한 것이 있다. BA.5의 주된 증상인 목이 따끔따끔 아프거나, 콧물이 나는 경우, 머리가 아픈 경우, 필자에게 문자를 주고, 수업에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였다. 대신 학교에서 운영하는 원격교육시스템에 접속하여 해당 주차의 영상 강의와 과제를 하면 출석을 인정해 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강의에 출석할 때 KF94 마스크를 써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강의실에 퇴장시킨다고 하였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필자의 강의에 수강하는 학생들이 갖는 코로나19의 인식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KF94 마스크가 아닌 일반마스크 혹은 얇은 마스크는 BA.5에 매우 취약하다. 만약 KF94 마스크를 쓰지 않은 학생이 본인도 인지 못한 확진자라고 가정하면 좁은 강의실에서, 특히 요즘 덥다고 에어컨을 계속 켜고 있다면, BA.5 바이러스를 강의실에 골고루 잘 전파하게 된다. KF94 마스크를 쓰지 않은 학생이 슈퍼 전파자가 된다. 필자는 이런 내용을 매주 강의 시간에 설명하고 있다.

지난주 필자의 대학은 대동제(대학 축제)가 끝났고, 학과마다 MT를 다녀오고 있다. 이런 원인 때문인지 코로나19와 관련한 증상으로 인한 공결과 수업 불참 문자 메시지가 많이 오고 있다. 필자의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경우 한 분반에 40명 정도 학생이 있다면, 약 80% 정도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7~8명 정도 학생이 아직 미감염 상태이다.

20대 초반의 나이인 학생들은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고, 열이 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심지어 코로나19의 증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고 인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계절이 변하니 단순 감기나 비염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병원에 가서 검사한 다음 양성 판정이 나와야 코로나19로 인지하는 상황이다.

작년을 떠올리면 델타 변이가 감소하면서 오미크론이 나타나 우세 종이 되었다. 올해에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 지을 수 없고, 어떤 우세 종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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