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김성근(69·사진) 전 SK 와이번스 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잡는다. 국내 최초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 초대 사령탑을 맡았다.
고양 원더스는 이미 지난 9월 창단 발표 때부터 김성근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김 감독은 고양 원더스의 창단 작업은 도와줬지만 감독 제의를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고양 원더스의 끊임없는 러브콜에 결국 감독직을 수락했다.
김 감독은 5일 “일본프로야구 팀들과도 이야기를 하고 통보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기다림이 길어졌다”며 “더 이상 미루면 고양 원더스 쪽에도 결례가 되지 않는가. ‘개인으로 뛰어야 하나, 한국 야구 미래를 봐야 하나’를 놓고 고민했다. 그러다 내 것을 버리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어느 팀을 맡으나 책임감은 있다”고 말하면서도 삼중, 사중으로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김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 30년이 지난 후에 새로운 시작이다. 책임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선수에 대한 책임감도 있다”며 “야구계 전체를 봤을 때 최초의 독립구단인데 이것을 어떻게 끌고 가느냐 하는 것도 내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아직 선수들은 만나지 못했다는 김 감독은 “선수를 만나본 다음에 어떻게 지도할지 판단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 만나본 후에 어떻게 지도할지 방향을 잡겠다”고 전했다.
고양 원더스는 내년에 2군 팀들과 경기를 치른다.
2군 리그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지만 48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북부리그 5개 팀과 홈, 원정 3경기씩 30경기, 남부리그 6개팀과 원정 3경기씩 18경기를 한다.
김 감독은 “경기 수가 적다. 경기 수가 늘어났으면 좋겠다. 2군의 다른 구단들이 야구 발전을 위해서 기회를 주겠다는 생각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한 해에 80경기 정도는 돼야 한다”며 “선수들이 1군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경기 수를 늘리면 일단 2군이 활성화될 수 있다. 2군이 활성화돼야 한국 야구에 변화도 생긴다”고 강조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NC 다이노스는 오는 2013년 1군 진입을 위해 내년에 2군에서 준비를 한다.
김 감독이 고양 원더스 지휘봉을 잡으면서 한 때 SK, 두산 베어스 감독을 맡아 ‘라이벌’구도를 형성했던 두 감독이 내년에 2군에서 사령탑으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NC가 전력이 한 수 위에 있지 않겠느냐”고 말하면서도 김 감독은 “오랫동안 보지 못했는데 다시 만난다. 반가울 것 같다”며 웃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