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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건강검진 소고(小考)

정관영 공학박사·우석대학교 건축인테리어디자인학과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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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2.26 14:13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정관영 공학박사·우석대학교 건축인테리어디자인학과 객원교수
우리나라는 1977년 7월 1일 대기업 사업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사회보험으로서 건강보험을 처음 실행하였다. 이후 1988년에는 농어촌지역 건강보험을 실시하였고, 이듬해인 1989년에는 도시 자영자를 대상으로 한 건강보험이 실시되면서 건강보험 실시 16년 만에 전 국민 건강보험 시대를 맞게 되었다. 1999년 2월에 국민건강보험법이 공포됨에 따라 2000년 7월부터는 그동안 직장건강보험, 공교건강보험, 지역건강보험 등으로 나뉘었던 건강보험이 하나로 통합된 국민건강보험을 실시하게 되었다. 국민건강보험법은 국민의 질병·부상에 대한 예방·진단·치료·재활과 출산·사망 및 건강증진에 대하여 보험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국민 보건을 향상하고 사회보장을 증진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바쁜 일상에 밀려 건강검진을 미루다 지난주 건강검진을 받았다. 대장 내시경 검사는 대장 내부 병변을 내시경으로 관찰하고 필요하면 조직검사나 용종절제술을 통해 이상이 있는지 살피는 검사이다. 하지만 대장 내시경 검사를 앞두고 주의해야 할 점이 많다. 밥도 제대로 먹을 수 없고 좋아하는 과일도 먹을 수 없다니 마음이 심란하다. 더욱이 검사 끝나는 날 저녁 친구들 모임이 있었는데 고기를 시켜 모두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지켜보며 참느라 무진 애를 쓰며 꿀꺽했다. 먹는 즐거움, 소중함을 다시금 실감했다. 특히 대장 내시경 검사를 끝내는 검사 그 자체도 어렵지만, 관장약을 이용한 장을 비우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

500㎖ 빈 병에 레디프리산 A제와 B제를 넣은 후 생수를 넣고 뚜껑을 닫은 후 흔들어 완전히 녹인 다음 복용하면 된다. 검사 전날부터 500㎖ 두 병을 마시고 당일에도 검사 6시간 전에 반복해서 두 병을 마신다. 마시는 중에 연실 설사를 하여 수시로 화장실을 드나들었다. 설사할 때 맑은 물만 나온다.

대장 내시경 검사 전 마시는 관장약은 장내 삼투압을 증가시켜 변에 수분을 축적해 변 배출을 돕는 약들이라고 전문의는 말한다. 이 밖에 검사 전날 특별히 먹으면 안 되는 것들도 있다. 검정 쌀이나 참외·포도와 같이 작은 씨가 있는 과일류는 관장약을 먹더라도 쌀이나 씨가 대장 주름 사이에 끼어 장을 깨끗이 비워내기 어려우므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붉은 육류도 소화를 시키는 데 오래 걸려 덩어리가 남을 수 있다고 한다. 검사 전 소고기, 돼지고기 등의 육류는 삼가는 것이 권고되는 이유이다.

일반적으로 내시경 검사는 입이나 항문에 카메라를 삽입해 장기 내부를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질환을 진단한다. 기구를 입으로 넣으니 심한 구역질이 난다. 의사는 구역질하면 기구 삽입이 어렵다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참으라고 한다. 여러 번 시도 끝에 성공했다. 검사 도중 용종이 두 개가 발견되어 용종 제거 시술을 받기도 했다.

대장용종은 대장암의 씨앗이라고 불리는데, 발견된 용종이 선종일 때 10년 이내에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어서 즉시 제거해야 대장암을 조기에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큰 용종의 경우 제거 이후 조직검사에서 대장암이나 신경내분비종양의 소견으로 확인된다. 이런 경우에는 대장 내시경만으로도 진단 및 치료가 모두 가능한 만큼 추가 처치가 필요 없고 지속적인 추적관찰만 필요한 일도 있다니 의술의 발달에 감동을 자아낸다.

건강검진은 일정 나이 이상이면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정기적으로 실시하지만, 일반인의 내시경 정보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위나 십이지장, 소장, 대장 등 우리 몸의 건강과 관련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기의 내부 상태를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이다. 검사를 통해 내부 점막 및 점막하층에 암세포 또는 암세포로 발전 가능성이 있는 용종을 미리 발견하여 치료도 가능하므로 해당 검사는 조기암 발견을 위한 필수적인 검사라고 한다. 내시경 검사 후에는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가스가 배출되고 통증이 완화된다. 하지만 용종시술을 받아서인지 심한 운동은 2주간 하지 말라고 권한다. 테니스도 안되느냐고 물었더니 안 된다고 한다.

의료에 대한 사회보장정책의 목적은 국민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큰 비용부담 없이 쉽게 이용하도록 하여 국민의 건강증진을 도모하는 것이며, 이러한 의료보장 정책의 본질적 가치는 개인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의료문제를 사회연대성과 상호부조의 원리에 의해서 해결하도록 함으로써 국민이 모두 더불어 잘살고 발전을 지향하는 것이다.

해방 이후 한국 사회는 급속한 자본주의와 과정을 거치면서 본격적인 산업사회로 이행되었다. 1960년대 이후 한국 사회는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회적 위험의 해결과 산업사회의 유지 필요성에 의하여 서구 선진 복지 국가들에서 실시되고 있는 각종 사회복지제도를 점차 도입하여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사회복지 급여의 수준이나 사회복지체계의 접근성이나 몸으로 느끼는 정도는 매우 낮은 실정이다. 이러한 원인은 우리나라의 성격이 다른 선진 복지 국가들과 비교하여 특수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주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사회복지가 개인주의, 자유주의, 자원 주의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일본의 사회복지는 국가주의, 가족주의, 엄격한 상하관계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면, 한국의 사회복지는 권위주의적 국가체제의 영향을 받으면서 발전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권위주의적 체제는 조선 시대부터 시작되었다. 즉 조선 시대를 권위주의 국가라고 한다. 조선조까지의 의료정책은 각종 전염병의 권리와 기근 대책을 위주로 하여 재원의 확보가 중요하게 다루어졌다. 의원, 또는 위생의 배출과 농가 자신 약재의 재취, 비축을 권하여 약재를 쉽게 구하도록 하는 정도가 지배층 의료정책의 기본 방향이었다. 그 당시 국민 스스로 의료정책에 대한 욕구는 찾아보기 어려운 시절이었다. 일제강점기하의 의료정책 또한 치료비를 지급할 수 있는 계층만이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미국은 세계 1위 경제 대국인데도 건강보험제도에 관해서는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국민은 건강보험제도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한국과 비교하면 4배나 의료비를 많이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잘 아는 재미교포는 미국에서는 치료비가 많이 들어 감당할 수 없어 휴가를 내고 고국에 와서 건강검진을 받고 질병 치료도 하고 돌아간다고 귀띔한다. 우리는 국가에 감사한 마음으로 건강검진을 생활화하여 삶의 질을 향상해야 하겠다.

새삼 전 국민 건강보험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가 의료 선진국임을 일깨웠다. 건강한 국민이 건전한 국가의 주춧돌이다. 그런데도 건강검진을 미루고 있는 사람이 없지 않은데 다 함께 참여하여 예산 낭비도 줄이고 무엇보다 저마다의 건강 행복권을 누려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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