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권으로 구성된 ‘몽한대사전’은 3090페이지 분량에 표제어 8만5000여 단어를 수록했다.
우리 민족이 고려시대 원나라와 교류한 지 700여년 만이자 2009년 사전 편찬 업무를 시작한 지 15년 만이다.
몽골 연구자들은 영어·일어·중국어 기반의 몽골어사전을 이용해 연구했으나 단국대 몽골연구소가 이런 불편을 해소코자 몽골과학원 산하 몽골어문연구소가 발간한 ‘몽골인의 국어 대사전’ 격인 '몽골어 상세풀이 사전'(2008)을 기반으로 번역 및 오류 수정, 보완을 걸쳐 '몽골어 상세풀이 사전'보다 5000단어가 더 많은 사전을 내놓은 것이다.
사전은 12~13세기 몽골 대제국을 건설한 칭기즈칸 이후 현재까지 몽골 모든 문헌에서 채록한 관용어와 속담, 수수께끼, 격언, 고어 등을 수록했다. 본문의 표제어는 ▲키릴문자(몽골 현대문자) ▲몽골 전통문자(위구르진 문자) ▲해당 한국어 ▲키릴문자 예문 ▲키릴문자 예문을 번역한 한국어 문장 순으로 소개했다.
러시아어 및 티베트어 차용어·방언·고어·신조어 등은 몽골어 자모 순서로 제시해 내몽골, 외몽골 등 몽골 모든 지역의 언어를 이해하는 데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
사전은 국내 몽골어 연구자뿐만 아니라 몽골의 한국어 연구자 및 유학 준비생에게도 유용하다. 부록에는 간략한 몽골어 문법도 수록해 일반인들이 학습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백과사전식 풀이보다 해당 몽골어에 1대 1로 대응하는 한국어를 소개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몽골어에 해당하는 한국어 풀이는 최대한 순수우리말로 번역했고 한국어 풀이는 한글어문규범, 외래어 표기는 국립국어연구원의 외래어 표기 심의기준을 따랐다. 중국어에서 유입된 외래어는 중국어 단어와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간체자 한문을 그대로 사용했다.
사전은 10여년 간의 기초작업과 번역을 거친 후 조판 및 수정보완을 했다. 하지만 편찬에 몸담았던 강신 교수(몽골학전공)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해 작업이 한때 중단되는 위기도 있었다. 이후 송병구 소장 주도로 국내외 몽골어 연구자들이 밤낮을 아껴가며 편찬에 매달려 마침내 완간을 보게 됐다.
단국대는 올해 한몽수교 33주년을 맞아 양국의 우호 증진을 위해 '몽한대사전'을 주한몽골대사관, 주몽한국대사관, 몽골과학아카데미 어문연구소, 몽골국립대 한국학과, 울란바타르대학교 한국어과 등에 기증했다.
송병구 소장은 “국내에서 발간된 기존의 몽골어 사전류는 대체로 어휘 수가 적고 예문이 충분하지 않아 입문자 또는 여행자를 위한 어휘집 수준이었다"며 "이 사전을 계기로 몽골어와 몽골문화 본격연구 및 한국어와의 비교연구가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단국대 몽골연구소는 2017년 '동북아 유목문화 대사전' 발간해 몽골을 비롯한 유목민족의 다양한 문화를 국내에 소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