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의학 드라마, 그래도 요즘 대세!
최근 가장 인기있는 드라마를 꼽자면 바로 '닥터 차정숙'을 말할 수 있다. 현재 '닥터 차정숙'은 '낭만닥터 김사부 3'를 누르고 화제성 1위를 기록하고 있다.
9일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공개한 화제성 지수에 따르면 5월 1주차 굿데이터 TV-OTT 통합 드라마 화제성 1위는 JTBC '닥터 차정숙'이다. 그 전주까지만 하더라도 첫 방송된 SBS '낭만닥터 김사부 3'에 밀려 2위를 차지했으나 이번에 전주 대비 27.0% 상승하면서 23.6%의 점유율로 1위를 탈환했다.
그러나 드라마 '닥터 차정숙'이 부적절하게 환자를 묘사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바로 크론병 환자 에피소드다. 논란이 된 '크론병' 어떤 병이길래 이렇게 논란이 됐을까? 문제의 장면은 다음과 같다.
극 중 한 크론병 환자는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었다. 결혼을 앞두고 발견된 크론병에 예비신부의 부모님은 "어떻게 이렇게 못된 병을 숨기고 결혼할 수 있냐. 결혼하자마자 내 딸이 남편 병수발하는 꼴 못 본다" 등의 막말을 하며 결혼을 포기할 것을 강요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특히 이 장면에서 장모는 "이 병(크론병) 유전도 된다면서"라고 덧붙여 논란이 커졌다. 이에 크론병 환자인 예비신랑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예비신부에게 쪽지를 남기고 병원 옥상에 올라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지만, 극 중 차정숙(엄정화)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게된다.
방송 이후 '닥터 차정숙'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크론병이 몹쓸 병도 아니고 유전병도 아니다. 그 부분을 삭제해 달라"고 요구하며 일부 네티즌들은 크론병을 앓고있는 실제 환자와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라며 비판 여론이 일었다.
9일 오전 9시까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닥터 차정숙’ 7회 방송분과 관련해 접수된 민원은 총 43건이다. 방심위 관계자는 “해당 민원 내용을 현재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크론병, 대체 어떤 병이길래?
크론병은 소장, 대장 등 소화관의 점막에 만성적인 염증이 일어나는 희귀난치성 자가면역질환이다. 발병 초기에는 식욕이 감소하고 혈변과 설사, 복통 등이 동반된다. 이 때문에 빈혈과 영양부족, 급격한 체중 감소까지 생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크론병 진단자는 헌혈이 불가능하다. 빈혈이 있어서도 맞지만 면역억제제를 한 알이라도 먹은 사람은 헌혈이 영구 금지되는데, 거의 모든 크론병 환자들은 면역억제제를 처방받기 때문에 헌혈을 할 수 없다.
크론병 고백했던 윤종신
앞서 가수 윤종신은 자신이 크론병을 앓고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당시 윤종신은 "이 병은 생활에 딱히 지장을 주진 않지만 평생 조심해야 되는 병이다"라며 "약도 없고 완치도 없으며 원인도 모른다"고 전했다.
특히 서구식 식생활과 흡연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젊은 사람들이 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론병은 주로 장을 침범하는 병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 보는게 좋다.
크론병 완치율은?
크론병은 완치는 없지만 정확한 진단으로 환자와 의료진의 공동 노력이 더해진다면 일반인과 차이 없는 삶의 질과 수명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골고루 먹고 적당한 운동으로 좋은 상태 유지가 최적이다. 하지만 술과 커피는 장을 자극해 좋지 않다.
크론병 진료인원은 2016년 1만 9332명에서 2020년 2만 5532명으로 6200명이 증가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7.2%로 나타났다.
한편 닥터 차정숙은 고공행진하는 인기와는 무색하게 정확하지 않은 의료 고증으로 논란되고 있다. 크론병이 유전병이라는 말 뿐만 아니라 갑상선암도 '별거 아니다'라는 내용을 방송했다.
이 드라마는 의학 드라마임에도 의학용어 자막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이유로 '일부러' 넣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발힌 바 있다.
드라마 제작진은 '닥터 차정숙'은 일반 메디컬 드라마에서 보던 다소 드라마틱한 의학케이스 그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인생 경험이 풍부한 주인공이 환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따뜻한 영향력을 끼치는지, 또 어떻게 의사로서 성장해 가는지에 중점을 두었기에 용어 설명 없이도 편안하게 보실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하며 의학 드라마 임에도 자막이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출을 맡은 김대진 감독 역시 제작발표회에서 "저희는 의학드라마를 빙자한 가족드라마다. 의학용어는 모르셔도 전혀 상관이 없다. 그래서 자막도 넣지 않았다. 사람이 죽는 것인지, 사는 것인지만 알고 편하게 보시면 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해인 기자 khi@dailycc.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