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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뜨거운 복날에는 삼계탕”

이윤아 대전시립연정국악원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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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7.24 13:16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이윤아 대전시립연정국악원 단원
삼복더위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삼복은 초복, 중복, 말복을 합쳐 이르는 말이다. 절기상 1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로부터 세 번째 경일을 초복, 하지로부터 넷째 경일을 중복, 마지막으로 가을로 들어선다는 입추 후 첫째 경일을 말복이라고 한다. 이는 앞서 말했듯이 삼복 혹은 삼경일이라고 불린다. 일 년 중 가장 더운 시기를 말하는데 이때가 되면 많은 사람들은 지치지 않기 위해 시원한 음식과 보양식을 먹고는 한다.

복날이 되면 음식을 챙겨 먹는 것은 물론 지인에게 더위 조심하라는 인사를 전하기도 하는데 사실상 복날은 속절이지만 마치 명절과 같이 안부 인사를 건네기도 하고 그날에 걸맞은 음식을 먹기도 한다. 삼계탕, 장어 등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복날은 우리에게 익숙한 연례행사처럼 느껴진다.

삼복은 조선시대의 세시풍속을 기록한 열양세시기에 의하면 중국 진나라에서 시작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음양오행설에 기초했다고 한다. 조선시대 때에는 복날이 되면 궁중에서 정삼품 이상의 관리 혹은 당상관 등 고위 관료에게 빙표를 지급하여 얼음 창고인 장빙고에서 얼음을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얼음을 가져가 더위를 시원하게 이겨낼 수 있게 한 것이다. 또한 더위로부터 오는 질병을 예방하고자 여러 음식들을 먹었는데 따듯한 성질을 갖고 있어 오장을 안정시켜주고 몸의 저항력을 키워준다는 닭고기를 백숙으로 요리해 먹거나 팥죽을 먹음으로써 더위를 먹은 몸의 열독을 배출해 주었다고도 한다. 궁중의 냉국이라고 불리는 임자수탕을 만들어 먹기도 했는데 임자수탕은 닭 국물을 이용해 만든 여름철 몸보신 냉국이다.

하지만 임자수탕은 볶은 참깨를 갈아 닭고기를 잘게 찢어 야채 등을 넣은 궁중에서 만드는 고급 요리였기 때문에 일반 백성들이 먹는 음식은 아니었고 부유한 지배층이 복날에 즐겨먹던 음식이었다고 전해진다. 이외에도 음식들을 챙겨 더위를 식히기 위해 계곡이나 산을 찾기도 하고, 죽부인, 평상, 여름용 토시 등의 피서 도구를 이용하여 더위를 이겨 내었다고 한다.

조선시대의 복날을 살펴보면 선조들의 지혜로움이 돋보이며 지금의 여름 나기와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복날의 근본적인 의미인 여름을 잘 이겨내기 위하여 여름 시즌이 되면 이와 관련된 노래들도 많이 발매된다. 여름비, 여름바다, 여름 음식 등 다양한 주제의 내용들을 담아내는데 이는 한국의 민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여름 오면 물 놀이 가세 고기잡이 가세/가세 가세 어서 가세 고기잡이 가세/도라지꽃 어여쁘게 쌩긋쌩긋 웃음 웃고/
벌 나비도 좋아라 춤을 추고/보슬비는 내리는데 단꿈만 꾸네'

신민요 신사철가의 일부이다. 이 계절의 자연 풍경을 표현하며 여름을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듯한 느낌을 받는다.

필자 또한 여름에 관한 곡을 발매하였다.

2022년 7월 15일부터 K-food song 시리즈라는 타이틀로 국악을 통해 한국 음식을 알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중 첫 번째 앨범으로 복날의 대표 음식인 삼계탕에 관한 내용을 담은 '삼계탕 타령'이 바로 그것이다. 삼계탕을 만드는 과정과 더위에 지쳐 축축 늘어진 분들에게 소리로 삼계탕을 만들어드림으로써 기운을 드리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복날에 맞추어 여름 선물을 만들어 보았다.

사람이 더위에 지쳐 엎드려있다는 뜻인 복날이 더위와 함께 어김없이 다시 찾아왔고, 매년 기록적인 더위로 지치고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지만 여름에만 느낄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녹음이 가득 펼쳐진 자연과 시원하고 맛있는 음식과 함께 다양한 방법으로 현명하고 안전한 여름을 잘 보내길 바란다. 필자의 '삼계탕 타령'도 여러분의 건강한 여름나기에 보탬이 되길 소망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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