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도로에 눕고 차에 뛰어들고…'민식이법 놀이'에 운전자 불안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목격담 속속학교·가정 철저한 교육 시급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23.08.28 17:21
  • 기자명 By. 고지은 기자
▲ 스쿨존 도로에 누워있는 아이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충청신문=대전] 고지은 기자 = 아이들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도로 한복판에 누워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충남 서산에 위치한 호수공원 인근 도로에 남자 아이 2명이 나란히 누워있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 게시됐다.

작성자 A씨는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민식이법 놀이! 호수공원 X자 신호등 사거리. 아이들 교육 요망! 학부모 공유!"라는 글을 덧붙였다.

A씨가 올린 또 다른 사진에는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에 청소년으로 보이는 이들 2명이 누워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두 손을 들고 마치 사진을 찍는 듯 태연하게 휴대폰을 보고 있었는데, 당시 야간 시간대였을 뿐만 아니라 검은색 옷까지 입고 있어 운전자가 상황을 식별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행동은 스쿨존 내 안전 운전 의무 부주의로 사망·상해 사고를 냈을 경우, 가중 처벌하는 일명 '민식이법'의 취약점을 이용한 놀이로 추정된다. 스쿨존을 지나는 차량 운전자를 놀래키기 위해 고의로 장난을 치는 것이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

이에 민식이법 찬반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아이들에게 교육을 확실히 시켜야 한다는 지적부터 '민식이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정모(38)씨는 "아무리 아이들이 철이 없다고 해도 일부러 차에 부딪치는 걸 놀이삼아 한다니 어이가 없다"며 "부모는 대체 기본적인 것도 안 가르치고 뭐한 거냐. 부모가 책임지고 제대로 교육시켜라"라고 분노했다.

권모(52)씨도 "영상을 봤는데 너무 아찔하고 화가 났다"며 "저러다가 아이가 다치거나 사망하면 운전자는 감옥에 가는 등 가정이 풍비박산 나는데 아이들이라고 해서 봐줘야 하냐"고 했다.

윤모씨(23)씨는 "도로에 눕거나 차량 앞으로 뛰어 드는 행위는 누가 봐도 정상이 아닌 범주 아니냐"며 "고의로 유발된 사고임이 드러나면 사고 책임을 부모에게 물을 수 있게끔 법안이 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서도 2년 전부터 이 같은 아이들의 행위 사례를 모아 영상을 만들어 운전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한 변호사는 "민식이법 취지는 좋지만, 어린이 잘못이 훨씬 더 클 때도 있다"며 "운이 나쁘면 아이가 넘어지면서 사망할 수도 있는데, 사망사고면 벌금형이 없고 오로지 3년 이상의 징역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민식이법은 지난 2019년 9월 11일 충남 아산의 한 스쿨존에서 과속 차량에 치여 숨진 故김민식 군 사망사고를 계기로 제정, 2020년 3월 25일 본격 시행됐다. 그러나 해당 법 시행 이후 스쿨존 사고는 오히려 늘었다. 28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스쿨존에서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 건수는 523건으로, 전년(483건) 대비 약 8.2% 증가했다.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