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입장문, 실망스러운 이유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한 대전 교사 A 씨에게 '정서 학대' 의견을 낸 것으로 밝혀지며 후원 취소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세이브더칠드런이 입장을 내놨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최근 비극적 상황이 발생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슬프고 무거운 마음이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는 말로 운을 뗐다.
이어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현장을 방문하고 아동복지법과 보건복지부가 정한 아동보호전문기관업무수행지침에 근거해 아동학대 피해조사를 진행하여, 조사결과를 국가아동학대정보시스템에 등록한다"라면서 기관에 대해 설명했다.
덧붙여서 "아동보호전문기관의 피해 조사는 위법 여부를 가리는 것이 아니고 아동학대 관련 규정 등에 따라서만 판단되며, 아동의 상담과 치료, 회복, 예방을 목적으로 한다. 이후 해당 자료는 수사 중인 경찰의 요청에 따라 제출할 의무가 있어서, 경찰 측에 전달한 바 있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저희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과 교사 모두의 존엄성이 존중받고, 모두의 권리가 지켜져야 한다고 믿으며, 아동이 안전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교사와 부모 모두와 함께 협력하는 것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을 계기로 세이브더칠드런은 더욱 무거운 책임과 소명감을 갖고 일할 것이며, 다시는 유사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의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적극 참여하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대전교사노조에 따르면 A 씨가 2019년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로 고소당한 당시 교육청 장학사의 조사 결과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났으나, 세이브 더칠드런은 아동보호전문기관 자격으로 판단을 해 의견서를 넘기는 과정에서 대전교사가 '정서 학대'를 했다고 판단해 사건이 경찰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이에 대전 교사 A씨는 10개월 간 경찰과 검찰 조사를 거친 뒤에야 무혐의 처분을 받을 수 있었다. 최종 무혐의를 받았지만 대전 초등교사는 그 후유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지며 사회적 공분은 더욱 가중됐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제대로 된 현장 파악이 안 됐는데 정서학대 의견을 냈다고?", "실적 부풀리기에 급급했다. 선생님을 죽음으로 몰고 간 공범이다", "세이브 더칠드런은 무슨 근거로 정서 학대라고 판단했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분노했다.
이에 세이브더칠드런의 입장문에 언급되지 않은 '정서학대 의견'에 대한 근거가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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