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고지은 기자 = 대전 신협 강도 사건 피의자가 빚과 생활비 문제로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대전서부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신협에서 훔친 3900만원 중 1000만원은 채무자인 지인 3~4명에게 돌려주고 600만원은 주식투자, 400만원은 이혼한 전 부인과 자녀들의 생활비 명목으로 사용했다.
수사 결과, A씨는 현재 파산한 상태로 금융기관 채무는 없으나 과거 인테리어·요식업 등 사업을 하며 만난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2억원 가량의 채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사업 불황 장기화로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대출금, 생활비, 도박자금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이 같은 생활이 반복되자 지난달 초 범행에 사용할 흉기와 가정용 소화기, 오토바이 등을 미리 준비하고 이동 동선·방법 등을 사전 계획했다.
당초 과거 거주했던 서구 관저동 인근 지역의 은행을 범행 장소로 물색했으나 마땅치 않자 신협에 침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지난 21일 범행 직후 훔친 오토바이를 타고 약 50km를 이동해 충남 금산에 위치한 모처에 도착, 오토바이를 버리고 다시 택시에 타 대전으로 이동하는 등 이른바 '뺑뺑이' 수법으로 경찰 추적을 피했다.
다만 해외 도주는 사전 계획하지 않았으며, 도피처로 삼은 베트남 다낭 역시 도주 당일 예매가 가능했던 유일한 행선지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급하게 출국하느라 제3국 도피 등 다른 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 같다"며 "다낭에서도 호텔 등 숙소 3~4곳을 옮겨 다닌 것 외에 특별한 행적은 눈에 띄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27일 A씨를 검찰에 넘기는 한편, 베트남 현지 마트 절도 사건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