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무' 사학 비리, 학생 돈 빼앗아 200억 원 축적한 교장 "사건의 전말은"
'200억' 가량의 재산을 축적한 비리 교장의 비리를 폭로한 선생님들에 의해 드러난 서울 강남의 유명 사립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사학 비리 사건이 전파를 탔다.
지난 14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는 1994년, 강남 최고의 명문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최악의 사학비리 사건이 집중 조명됐다.
지난 1993년 11월 전국 모의고사를 본 학생들은 의아함을 나타냈다. 11월이었으나 시험지에 7월이라고 쓰여있었기 때문. 한 학생의 출판사 문의 결과, 해당 시험지는 무료 배포된 것으로 학교 측이 학생들을 속이고 가짜 시험을 치른 것이었다.
그런데 1교시 시험이 끝나자, 선생님은 답안지를 걷지 않고 이렇게 말한다. ‘각자 집에 가서 채점해!’ 시험을 본 의미가 없는 상황. 해당 시험지에 11월이 아닌 7월이라고 쓰인 것을 모의고사 주관 출판사에 문의한 학생 민근이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학교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얻은 기출 시험지를, 학생들에게는 마치 공식 모의고사인 것처럼 시험료까지 받고 풀게 한 것이다. 평소에도 이 학교 학생들은 다른 학교보다 더 자주, 더 많은 돈을 내야 했다.
그렇게 비리 교장이 뚜렷한 명분 없이 야금야금 축적한 '불법찬조금'은 200억대 자산으로 불었다. 가짜 모의고사 사건이 있고 4개월 뒤, 1994년 3월 14일.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고 선생님들은 교장의 잘못을 알리기 위해, 먼저 양심선언을 해서 스스로의 잘못을 고백하며 사건의 전말이 드러난 것이다.
한편 가수 김진표도 이 학교의 학생이었다. 그가 쓴 랩 가사 '학교에서 배운 것'에는 "인생의 일할을 나는 학교에서 배웠지. 세월은 흘러 모든 것들이 변해가도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지워지지 않는 추억들. 한참을 뛰어가다 돌아볼 땐 어김없이 내 머릿속을 뒤집어 놓는 아픔 속의 기억들. 내게 상처가 된 당신의 거짓말. 이유도 모른 채 맞아야 했던 지난날. 그럼에도 존경받기를 원하셨던 그 모습에 내가 배운 것은 보잘것도 없는 일할. 매 맞고 침묵하는 법과 타인과 날 끊임없이 비교해 대는 법…"이라는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