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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로로 티켓 싹쓸이...여전한 '암표와의 전쟁'

오는 3월부터 매크로 티켓 구매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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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4.01.03 16:37
  • 기자명 By. 고지은 기자
▲ 장범준 유튜브 채널 캡처.

[충청신문=대전] 고지은 기자 = "좋아하는 가수가 2년 만에 공연한다고 해서 힘들게 티켓 잡았는데, '매크로 암표상'들 때문에 취소돼서 속상해요."

가수 장범준이 공연을 하루 앞두고 돌연 예매표를 모두 취소했다. 불법 암표가 기승을 부리자 직접 극약 처방에 나선 것. 그의 티켓은 예매 시작 10여분 만에 매진됐고, 이후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엔 정상가 5만 5000원의 3배에 달하는 15만원에 판다는 글들이 게시됐다.

최근 매크로(자동입력반복) 프로그램을 이용해 구하기 어려운 공연이나 스포츠 티켓을 대량으로 사들인 뒤 웃돈을 얹어 되파는 암표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엔데믹 이후 대형 공연이 늘어남에 따라 급증하고 있는 모양새다. 3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359건에 그쳤던 관련 신고는 2021년 785건, 2022년 4244건으로 증가했다. 불과 2년 새 10배 넘게 늘었지만 이에 대한 조치는 0건이었다.

암표를 통한 사기 행각도 문제다. 지난해 8월에는 가수 정준일과 아이유·영탁·박효신 등 콘서트에서 티켓 파워를 발휘하는 인기 가수들의 공연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인 암표 사기상 A씨가 경찰에 붙잡혀 1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약 3개월 전 문체부 국정감사에서 '임영웅의 암표 티켓 500만원'이 거론되는 등 암표 관련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 이를 처벌할 법규는 없다. 규제 내용을 담고 있는 경범죄처벌법마저도 '오프라인' 거래만을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적발돼도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의 가벼운 형에 처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과는 늘 가수의 몫이 된다. 지난해 10월 김동률은 자신의 단독 콘서트에서 "리셀링과 매크로의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문제"라며 "제가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음에는 여러분들이 더 잘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갖가지 대책으로 암표와 전쟁 중인 이들도 있다. 아이유는 암표 구매자를 상대로 팬클럽 영구 제명 조치를 했고, 성시경은 각종 온라인 판매 사이트를 수시로 드나들며 암표 거래상을 색출, 매니저가 구매자로 위장해 직접 암표상을 붙잡아 경찰에 신고하고 있다.

이러한 지적과 수많은 피해 사례로 국회는 지난해 2월 매크로를 이용해 입장권을 부정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위반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공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은 오는 3월부터 시행된다.

그러나 소식을 접한 대중들은 "되팔지 않는 이상 못 잡는 거 아닌가", "수수료 먹고 대리 티켓팅 해주는 '대행'이 가장 고질적인데 어떻게 막을 거냐", "덕크로나 양도는 절대 뿌리 못 뽑을 듯" 등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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