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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희망의 두레박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문학심리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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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4.01.15 17:03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문학심리상담사
오늘은 어제와는 다른 색깔의 일상이 펼쳐지기를 바란다. 또한 새해에는 새로운 희망의 씨앗이 싹을 틔우길 간절히 고대한다. 아울러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날아온 누군가의 편지 한 장을 모두가 받아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우리는 희망의 회신을 절실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또 기다릴 것이다. 기다림의 연속이 우리네 인생이기에 살아있는 동안 무언가를 향한 우리의 기다림은 계속될 것이고, 생의 불빛이 점점 희미해질 때까지 간절한 기도 후에 찾아온 진심이 담긴 회신을 고개 숙여 맞이하게 될 것이다.

2024년 갑진년에도 인생의 항해는 계속된다.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때로는 목적지를 제대로 알 수는 없으나 흐르는 물결 위에서 힘찬 항해를 하는 돛단배에 우리는 몸을 기대고 사고가 없는 순항을 소망한다. 새해에는 추운 거리에서 알바로 전단지를 돌리는 할머니의 거칠고 차가운 손이 좀 더 따뜻해지면 좋겠고, 리어카에 재활용 박스를 가득 싣고 힘겹게 걸어가는 할아버지의 굽은 등이 활짝 펴지면 좋겠다. 또한 병마와 싸우고 있는 모든 환우가 회복의 서신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새해 초부터 필자의 부주의로 인한 핸드폰 분실의 위기를 택배기사 아저씨의 선행으로 간신히 넘기면서 작은 행운의 소유자가 되는 반짝이는 기쁨을 잠시 누렸다. 살면서 발생하는 소소한 일상이 제법 큰 의미로 다가오는 이유는 점점 우리가 나이가 더해짐을 인식하게 되는 안타까운 징조일지도 모르겠다. 예전에는 새해가 다가와도 무덤덤했는데 이제는 흐르는 시간의 가속도에 가슴이 철렁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예전에 잘 알지 못했던 소중함의 정체를 지금은 선명하게 느낀다는 사실이다.

열매를 맺지 못하는 씨앗은 죽은 씨앗이고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무는 죽은 나무이다. 우리의 삶도 쭉정이로 버려지는 삶이 아닌 풍성한 열매를 맺는 삶이길 모두가 바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어떤 경우에도 절대로 희망의 줄을 놓아서는 안된다. 요즘 뉴스를 통해 삶의 끈을 끊어 버릴 수밖에 없는 적지 않은 사람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면서, 희망이 고갈되고 찾아오는 절망감의 무게로 인한 위압감을 감히 짐작하게 된다. 그들에게 한 톨의 희망이라도 존재했다면 그런 슬픈 일이 발생하지는 않았을텐데, 우리 모두가 서로 서로에게 희망을 전달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한다면 이 사회는 그런대로 살만한 가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요즘의 혼란스럽고 어수선한 사회적 환경 속에서 과연 우리가 추구하는 정의와 공정은 제대로 작동되는지 점검해야 할 시간인 것 같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서로가 다르다는 이유로 극으로 치닫기보다는 다 같이 어우러져 공존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올해는 배고픈 사람, 억울한 사람, 상처가 많은 사람 등 추위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그들의 얼굴에 웃음의 함박꽃이 만개하면 좋겠다.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우리가 원하는 파라다이스는 아닐지라도 희망의 두레박을 힘차게 퍼 올리다 보면 충분히 살만한 가치가 있는 세상이 될 것으로 믿고 싶다.

매일 매일을 정성을 다하는 마음으로 맞이하고, 시간을 알차게 관리하여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는 희망 가득한 새해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영혼을 살찌우는 보약”이라는 ‘나폴레온 힐’의 표현처럼 밝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생활하는 건강한 갑진년이 되길 소망하면서 오늘도 다 같이 전력을 다해 희망의 두레박을 힘차게 끌어 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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