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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옆에 떡하니...원룸 공동현관 비밀번호 '있으나 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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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4.01.29 17:16
  • 기자명 By. 고지은
▲ 대전의 한 원룸 공동출입문이 개방돼 있다. (사진=고지은 기자)

[충청신문=대전] 고지은 기자 = 원룸촌을 비롯한 공동주택 보안에 비상이 걸렸다. 펜데믹 시기 비대면 배달 등의 영향으로 공동현관 비밀번호가 외부에 노출되고 있는 것인데, 최근 불특정 다수를 향한 강력 범죄가 늘고 있는 만큼 시민 불안감도 따라 커지고 있다.

1인 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원룸 등 공동주택은 대부분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기 위해 1층 공동현관에 0000부터 9999까지 4자리 숫자의 비밀번호를 임의로 설정해 놓고 있다.

문제는 입주민들만 알아야 할 비밀번호가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외부에 적혀있거나 공동현관문 자체가 개방돼 있다는 점이다. 이는 배달 업계의 속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나타난 양상으로 보인다.

실제 도마동을 포함한 3개동·15여 곳의 원룸을 돌아보니 무려 6곳이 비밀번호를 건물 외벽이나 우편함 등 공동현관문 잠금장치 주변에 버젓이 적어 놓았으며, 그 중 2곳은 문이 열려있었다.

이 같은 현상이 주거침입죄 증가와 함께 성범죄 등 강력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 주거침입 범죄는 지난 2016년 1만 1631건에서 2020년 1만 8210건으로 5년 새 56.6% 증가했다. 그러나 주거침입자 검거율은 △2016년 75.7% △2017년 75.3% △2018년 75.1% △2019년 72.3% △2020년 72.6%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지난 2015~2023년 발생한 주거침입 성범죄는 981건으로 주거침입 강제추행이 483건(49.2%)으로 가장 많았고, 주거침입 강간 335건(34.1%)이 뒤를 이었다.

대전도 예외는 아니다. 2022년 기준 주거침입죄 검거 사례는 280건으로, 전년(219건) 대비 27.8%나 증가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일면식도 없는 여대생의 자취방에 수차례 무단침입한 20대 남성 A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A씨가 에어컨 실외기를 발판 삼아 창문에 올라선 다음 방범창 사이 30cm 공간을 비집고 들어가 음료수·립밤 등 물건을 훔치는 장면이 담겼다.

그의 범행은 수상함을 느낀 피해자에 의해 발각됐으며, 조사 결과 A씨는 앞서 다른 집에도 침입하려고 했다가 미수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오정동에 거주하는 김모(25)씨는 "외부인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며 "지금은 자동문 역할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유모(23)씨도 "최근 집주인에게 공동현관 번호를 변경하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봤지만, 번거롭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며 "흉흉한 뉴스가 많아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내달 97명의 기동순찰대를 꾸려 원룸촌 등 범죄 취약 지역을 집중 순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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