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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스포츠 리더십

김홍설 배재대학교 레저스포츠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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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4.02.20 17:03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홍설 배재대학교 레저스포츠학부 교수
2021-22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2023 프랑스프로축구연맹 슈퍼컵 MVP, 유럽 리그 한 시즌 10골 이상 득점, 2022-23 이탈리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

얼마 전 막을 내린 2023 카타르 아시안컵 한국 대표 선수들의 면면이다. 이렇다 보니 국내외 언론매체에서는 당연히 우리나라를 우승 후보 1순위로 꼽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우리나라는 조별 리그에서 간신히 2위로 토너먼트에 오르더니 16강전과 8강전에서도 졸전을 거듭하였다. 가장 큰 문제는 4강전에서 터지고 말았다. 대 요르단 전에서 유효슈팅 1개도 없이 최악의 참패를 당하였다. 경기 후, 4강전 전날 선수 간의 불화가 있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팬들은 망연자실하였고 분노가 극치를 달렸다.

축구는 대표적인 팀 스포츠다. 팀 스포츠에서 응집력 문제가 발생하면 경기가 잘 풀릴 수 없다. 이번 4강전에서 그러한 문제점이 경기 내내 고스란히 노출되었다. 중계진뿐 아니라 팬들은 경기 내용 면에서 뭔가 이상함을 직감했다. 아쉬웠던 16강전, 8강전 경기보다 더 못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그 원인은 전날 선수 간의 갈등으로 인한 팀워크, 응집력의 문제로 집중되고 있다.

계약 당시부터 축구대표팀 감독의 선임 문제를 제기해 온 팬들과 스포츠 전문가, 국내외 언론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협회장이 결국 감독 경질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축구는 구성원 간의 높은 상호작용(응집력)을 요구하는 대표적인 팀 종목이다. 팀워크와 유사한 의미로 사용되는 응집력은 구성원들이 뭉치는 정도,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력하여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정도를 말한다. 따라서 응집력은 집단(축구팀)의 목표와 구성원(선수)의 목표가 서로 일치하고, 그 목표가 명백히 구체화할 때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일반적으로 집단의 응집력이 높다는 것은 구성원들이 소속 집단에 만족하고 있거나 집단의 사기가 높음을 의미한다. 집단의 응집력이 높으면 구성원이 집단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노력하기 때문에 집단 내 의사소통이나 의사결정이 신속하고 원활해진다. 이를 통하여 집단 자원을 더욱 많이 동원하고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으므로 집단의 경기력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집단 응집력은 지도자의 리더십과 연결된다. 역동적 팀 스포츠의 핵심적인 요소 중의 하나가 바로 지도자의 리더십이다. 지도자의 효율적인 리더십은 팀과 선수의 동기 수준을 높임으로써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축구와 같은 팀 스포츠에서 효과적인 리더십은 집단(축구팀)이 주어진 과업을 성공적으로 달성(승리)하도록 고무한다. 나아가 집단 구성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개방적인 관계 속에서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수행하고, 구성원들이 상호 협조함으로써 자신들의 성장과 발전에 장애가 되는 요소들을 효과적으로 극복한다.

좋은 성적을 올리는 스포츠팀 지도자가 갖추고 있는 리더십의 공통점은 명확한 비전, 치밀한 정보 분석과 전략⋅전술, 팀원에 대한 배려, 선수에 대한 확고한 신뢰, 결단력(판단력), 강한 승부욕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구성원의 성공과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구성원에 대한 봉사(servant)를 통하여 영향력을 발휘하는 리더십이 있다. 이것이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다. 일명 ‘섬김 리더십’이라고도 한다. 선수들에게 자상하고 솔선수범하는 행동을 보여줌으로써 ‘파파 리더십’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지도자도 있다.

팀 스포츠에서 지도자(감독)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비유할 수 있다. 관악기, 타악기, 현악기 모두가 함께 모여 하모니를 연출하는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의 손끝 하나만 삐끗하여도 연주가 망가지는 것처럼 스포츠 지도자의 리더십은 절대적이다.

결국 팀 스포츠에서 지도자의 리더십, 응집력의 중요성은 다음과 같은 Q&A로 요약할 수 있다. 훌륭한 선수를 많이 모으면 우승할 수 있는가? 리더십, 응집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비록 팀의 기량이 최상이 아니어도 우승할 수 있는가? 리더십, 응집력이 있으면 가능하다.

스포츠과학의 발달로 인하여 현대 스포츠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스포츠의 과학화로도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 지도자의 자질(리더십)이다. 지금 한국 축구는 스포츠 팬이나 국민으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을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가 요원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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