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옛 지역구인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고수하던 임 전 실장은 당이 자신을 컷오프(공천 배제) 결정하자 탈당을 고심하다 이날 페이스북에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는 글을 올리며 잔류를 선택했다.
친문(친문재인)계 대표적 인사인 임 전 실장의 공천 문제는 민주당 내홍의 향배를 가를 중요한 문제였던 만큼 그간 당에서는 격론이 일었다.
지난 1일 심야 최고위원회의 후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회의에서 임 전 실장의 공천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했으나, 실제 권 수석대변인이 배석하지 않은 자리에서 지도부가 이 문제를 두고 장시간 토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회의에서도 결론은 바뀌지 않았고, 이후 정치권의 관심은 임 전 실장의 거취에 쏠렸다.
임 전 실장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의 속내는 충분히 알아들었다"고 적은 데 이어 같은 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와 거취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임 전 실장이 탈당을 약속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새로운미래 소속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어제저녁, 이 공동대표가 임 전 실장에게 전화했을 때도 탈당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임 전 실장이 탈당해 이 공동대표와 손잡을 경우 친문계를 비롯한 비명(비이재명)계의 연쇄 탈당을 촉발, 당이 총선을 한 달여 남기고 사실상 쪼개지는 시나리오까지 거론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은 결국 잔류를 택했고, 앞으로 당내에서 정치적 활로를 모색할 전망이다.
임 전 실장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과제가 남았기 때문에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겠다"고 언급했다.
당 내부는 임 전 실장의 잔류 선택 이후 당 내부는 눈앞에 닥친 파국은 막았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박용진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어쨌든 큰 파국을 향해 가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이 출마하려던 중·성동갑에 전략 공천된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감사드리고 환영한다"며 "(임 전 실장이) 수락한다면 선대위원장으로 모시고 힘을 모아 원팀이 돼서 승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또 다른 친문계 핵심인 홍영표 의원은 예고한 대로 탈당할 뜻을 굽히지 않는 등 공천 논란으로 인한 계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은 상태다.
홍 의원은 이날도 탈당 후 민주당 탈당파들이 주축이 된 새로운미래 혹은 앞서 탈당한 설훈 의원이 구상 중인 '민주연합'(가칭)에 합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향후 거취에 대해 "오늘내일 사이에 최종적인 결론이 날 것"이라며 "탈당하게 되면 함께할 수 있는 분들을 넓게 모으는 것은 기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