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유수정 기자 = # 직장인 이모(57)씨는 최근 가족과 대전 유성구 A 뷔페를 방문했다가 인파에 깜짝 놀랐다. 한창 식사 시간인 오후 6시 반이었지만 이미 대기 접수까지 마감된 것. 이씨는 “주말도 아닌 평일에 뷔페를 찾은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며 “미리 예약하지 않았다면 큰일날 뻔 했다”고 말했다.
# 중구에 거주하는 박모(25)씨는 약속 장소로 뷔페를 선호한다. 주말 및 공휴일 최소 금액으로 인당 2만원이 넘지만 다양한 음식과 함께 커피나 술까지 즐길 수 있어서다. 박씨는 “친구들과 약속을 잡으면 보통 삼겹살이나 막창 등에 맥주를 곁들이고 2차 술자리까지 가는데, 분위기 좋은 뷔페에서 한번에 해결하면 그 돈이 그 돈”이라고 말했다.
외식 물가가 고공행진하며 밥값 부담이 커진 가운데 같은 돈으로 많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뷔페식 음식점의 선호도가 오르고 있다.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 중 외식 물가는 6.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가구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은 월평균 395만 9000원으로 전년보다 1.8% 늘었는데, 외식 물가가 이보다 3.3배 가파르게 오른 것이다.
대전지역 외식 물가도 일년새 5.9% 상승했다. 품목별로 냉면(12.9%)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자장면(12.3%), 피자(11.1%), 오리고기(10.8%), 볶음밥(10.4%) 등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외식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뷔페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측면에서 만족도가 높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인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뷔페 이용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가량(49.2%)이 ‘식후 커피, 디저트 가격까지 생각한다면 뷔페식 음식점이 가성비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또 ‘요즘 외식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 뷔페식 음식점이 오히려 저렴하게 느껴진다’는 응답도 40.3%에 달했다.
이에 다양한 메뉴를 비교적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중저가 뷔페 중심으로 고물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이츠 애슐리퀸즈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50.3% 급증하며 2360억원에 달했다.
코로나 첫해인 지난 2020년 1300억원에서 2021년 1160억원, 2022년 1570억원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지난해 외식 물가가 크게 뛰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인식에 인기를 얻으면서다.
지역 외식업계 관계자는 “보통 불경기에는 질보다 양을 택하는 소비 트렌드가 작용한다”며 “뷔페는 일반 음식점과 비교해 비싸다는 인식이 있지만, 외식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같은 비용 혹은 많은 돈을 내더라도 양껏 먹을 수 있어 인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