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한은혜 기자= 내년 결혼을 계획한 직장인 김모(31)씨는 예식장 계약을 위해 대전 A웨딩홀을 찾았다. 기혼인 지인들에게 평균예산을 듣고 방문 했지만 웨딩홀 측이 내민 견적을 보고 깜짝 놀랐다.
식대부터 대관료, 생화장식, 패키지 등 대부분 품목의 가격이 올라 최소 100만원 이상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김씨는 “계획했던 예산을 넘어서서 희망했던 식장에서 다른 곳으로 옮겼다. 할인을 받아도 1년 전에 비해 식대 인당 1만원, 대관료도 1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고 토로했다.
본격적인 결혼시즌을 앞두고 지역 웨딩업계의 예식 비용이 급등하며 예비부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웨딩 수요가 증가한데다 지역 식장이 리모델링 등으로 몸집을 키우며 중저가 시장이 사라지고 고가의 웨딩 시장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역 웨딩업계는 올 초부터 웨딩홀의 식대와 대관료, 보증인원 등 가격을 최소 100만원에서부터 최대 2배까지 인상했다.
실제 대전의 A웨딩홀은 지난해 2월 기준 대관료 200만원, 식대 3만8000원 이었지만, 올해 대관료 470만원, 식대 4만6000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B웨딩홀의 대관료와 식대도 지난해 250만원, 4만4000원에서 올해 대관료 480만원, 식대 5만2000원으로 올랐다.
여기에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과 예식 당일 헬퍼비, 메이크업 비용 등 필수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품목 가격도 10~40% 인상했다.
업계관계자들은 웨딩업계의 중저가 시장이 사라지는 점을 결혼 비용이 높아지는 원인으로 꼽았다.
과거에 비해 혼인율이 줄고 인구가 감소하면서 저렴하고 다양한 웨딩 서비스의 선택권이 사라지고 ‘고가 프리미엄’ 웨딩 시장만 남았다는 것.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실제 대전에서 결혼을 하려고 하면 가격대의 선택권이 굉장히 제한적이다. 결혼을 하는 사람은 줄었지만 대부분 좋은 곳에서 결혼 하는걸 선호하면서 기준점이 높아졌고, 웨딩 업계에선 가격을 올려도 결혼을 하려는 수요는 차이가 없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