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유수정 기자 = “코로나 이후 시외버스 탑승객은 늘었지만 정작 운전할 기사가 없네요.”
공항버스 등 지역 시외버스 업계가 코로나19 이후 구인난을 겪으면서 운전자 모시기에 나섰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시외버스 승객은 전년대비 13.1% 증가한 8600만명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 2020년 7700만명이던 연간 시외버스 승객은 이듬해 6600만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2022년 7600만명, 2023년 8600만명으로 증가하며 정상 궤도에 올랐다.
이용 승객이 늘면서 시외버스도 증차 단계를 밟고 있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인 지난 2019년 연말 기준 충남지역 시외버스 차량 보유대수는 791대로 집계됐다.
이후 순차적으로 감소하며 600대 아래로 하락했으나 팬데믹이 종결된 지난해부터 증차에 나서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다가서고 있다.
지역 A 시외버스업체 관계자는 “공항버스 등 시외버스를 꾸준히 증차해 전 노선이 코로나 이전의 70% 정도로 회복됐다”며 “올해는 100% 수준까지 증차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외버스 승객과 운행 차량이 늘었음에도 운전자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지역 버스업계의 지적이다. 코로나 당시 업계를 떠난 기사들이 돌아오지 않으면서다.
지난 1월 말 기준 충남지역 시외버스 운전자 수는 685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이전인 지난 2019년 동월 기준 1090명과 비교하면 62.8% 수준에 그쳤다.
시외버스 운전자 부족 현상은 코로나 시기 플랫폼 업체가 부상하며 기사 인력을 흡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몇 년간 비대면이 일상화되며 배달 업종이 빠르게 성장한 가운데 버스 기사가 높은 급여를 따라 배달 업계로 유출되면서 인력 부족 문제가 심화됐다.
특히 젊은 기사의 경우 배달 라이더와 택배 기사 등 유사 직종으로 전향하면서 업계 노동구조가 개편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지역 버스업체는 운전자 수급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복지 강화를 바탕으로 장기근속 격려 제도를 마련하거나 기사 신규 가입 시 소개한 기사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유인책을 마련했다. 그간 시외버스 운전자는 거의 남성으로 구성됐지만 여성 기사 도입도 논의하고 있는 분위기다.
도 차원에서도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남도청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각 업체에서 운전자 모집을 위해 자체적으로 홍보를 진행하거나 보상 제도를 마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 대응책은 없지만 지속적으로 업체와 협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