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까지도 학교 앞을 지키던 문방구는 현재 흔히 찾아볼 수 없다.
그 자리에는 대부분 무인점, 카페, 편의점 등이 꿰찼다.
하지만, 매년 사라지는 문구점 중에도 꿋꿋이 학교 앞을 지키며 학생들의 ‘방앗간’이 되어 주는 곳이 남아있다.
20일 대전 대덕구에 위치한 한 문구점은 학생들 등교 시간이 지나 한적한 모습을 하고 있다. 문구점 한편에는 팔리지 않아 오래된 재고들이 쌓여 있기도 했다.
21년간 한자리에서 문구점을 운영중인 김모(68) 씨는 “솔직히 지금까지 버틴게 신기할 정도로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등교, 하굣길에 잠시 들리면서 재밌어 하고 좋은말도 많이 해줘 힘을 얻는다. 지금은 아이들 보는 낙으로 운영한다”고 말했다.
16년 동안 문구점을 운영하는 이모(57)씨는 “10년 전만 해도 이 동네에 5개 정도의 문구점이 있었는데 우리 가게만 살았다. 당장 폐업해도 이상한 상황은 아니지만, 학생들이 갑자기 필요한 준비물 등을 사러 올 때도 있고 뜨문뜨문이라도 찾아 주는 학생들을 놔두고 폐업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힘이 닿는 곳까지 열심히 버틸 예정이다“며 웃음을 띠었다.
특히 이 씨는 사라져가는 문구점 속에서도 버티기 위해 아이돌 카드 등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빠르게 가져오는게 지금까지 버틴 팁이라고도 설명했다.
문구점에서 만난 한 학생은 “학용품도 사러 가지만 요즘은 장난감도 많이 사러 간다. 사러 가면 아줌마가 과자도 가끔 한 개씩 주셔서 좋다”고 했다.
이와 함께 문구 업계는 추억의 문방구가 사라지는 원인으로는 대부분 저출산, 온라인 쇼핑, 배달문화, 대형 생활용품점 등을 꼽는다.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문구소매점 숫자는 지난 2017년 1만 620곳에서 올해 7800여 곳으로 감소했으며 1년마다 약 500곳이 문을 닫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1년 교육부가 준비물 없는 학교를 추진해 더 이상 학생들이 준비물을 살 필요가 없어져 급격히 쇠퇴하기 시작했다. 많은 사장님들이 살아남기 위해 다른 업종으로 바꾸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버티고 계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