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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眞相)이 명백(明白)하게 드러남(昭然若揭)

충청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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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2.06.13 19:06
  • 기자명 By. 이 강 부/아산주재(국장)

진상(眞相)이 명백(明白)하게 드러남을 뜻하는 소연약게(昭然若揭)는 장자(莊子) 제19 달생(達生)편에서 볼 수 있다.

노(魯) 나라의 손휴(孫休)라는 사람은 항상 스승인 편경자(扁慶子)와 수신(修身)과 처세(處世)의 학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손휴가 편경자의 집을 찾아가서 “저는 고을에 살면서 수양이 되지 않았다는 말을 듣지 않았고 어려움을 당해서도 용기가 없다는 말을 듣지 않고 있으나 밭과 들판에서 농사를 지어도 풍년을 만나보지 못하고 임금을 섬김에도 좋은 때를 만나보지 못했으며 향리로부터는 배척을 받고 고을로부터는 쫓겨나게 된 처지인데 무슨 죄 때문입니까? 천명일까요? 저는 어째서 이런 운명을 당해야 됩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편경자는 “당신은 지인의 행동에 대해서 들어보지 못했습니까? 자신의 간과 쓸개조차도 잊고 자기의 눈과 귀조차도 잃어버린 채 망연히 티끌과 먼지의 세상 밖에 노닐며 일할 것이 없는 직업을 가지고 자연스럽게 지내는 것입니다. 이것을 두고서 일을 하면서도 능력을 믿지 않고 우두머리가 되면서도 남을 지배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인데 지금 당신은 지식을 꾸며대어 어리석은 사람을 놀라게 하며 몸을 닦아 남의 더러움을 밝히면서 해와 달처럼 당신을 드러내려고 행동하고 있습니다.(昭昭乎若揭日月而行也) 그런 당신이 육체를 온전히 지니고 이목구비를 다 갖추고서 중도에 일찍이 귀머거리나 장님이나 절름발이가 되지 않고 보통 사람들 사이에 끼어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해야 할 것인데 어찌 하늘을 원망할 겨를이 있겠습니까? 어서 가보시오”라고 말했다.

손휴가 나가자 편경자는 방으로 들어와 한참 동안 앉아 있다가는 하늘을 보며 탄식을 하자 제자가 “무엇 때문에 탄식을 하십니까?” 물었다.

편경자는 “조금 전에 손휴가 왔을 때 나는 그에게 지인의 덕을 얘기해 주었는데 나는 그가 놀라서 마침내는 미혹되게 될까봐 겁이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제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손휴의 주장이 옳고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이 틀렸다면 그른 것이 옳은 것을 미혹하게 할 수 없을 것으로 손휴의 주장이 틀렸고 선생님의 말씀이 옳았다면 그는 본시 미혹한 상태로 왔던 것이니 어찌 선생님의 잘못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편경자는 “그렇지 않다. 옛날에 한 마리의 새가 날아와 노 나라 교외에 앉았다. 노나라 임금은 그 새를 좋아해서 소와 양과 돼지를 잡아 그 새에게 먹이고 구소의 음악을 연주해 그 새를 즐겁게 해주려고 했으나 그 새는 처음부터 근심하고 슬퍼하면서 눈이 어지러워져서 아무것도 먹고 마시지 못 했는데 이것은 자기를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길렀기 때문으로 만약 새를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기르려면 마땅히 깊은 숲 속에 살게 하고 강물과 호수 위에 떠다니게 하고 진흙 속의 미꾸라지를 잡아먹게 해야 하는 것처럼 넓은 땅에 편안히 지내게 해주기만 하면 되는 것인데 지금 손휴는 멍청하고 견문이 적은 사람인데도 내가 그에게 지인의 덕을 얘기 해준 것은 마치 생쥐를 수레나 말에 태워주고 작은 메추라기를 아악으로써 즐겁게 해주려는 것과 같은 일인데 그가 어찌 놀라지 않을 수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10여년만의 극심한 가뭄으로 전국이 농업용수 확보에 혈안이 된 가운데 정부도 특단의 조치를 통해 타들어가는 농심을 수습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와 같은 현상은 예견된 것으로 수치놀음과 탁상 행정을 펼치고 있는 농어촌공사의 저수지 관리의 오류가 드러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지적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물 부족국가로 그 동안 수자원에 대한 소중함을 너무나도 잘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정작 저수지를 관리하고 있는 농어촌공사의 저수지 담수량이 정확한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해마다 장마철이면 각종 부유물과 퇴적물이 저수지의 바닥에 침전돼 처음 저수지 축조시기에 비해 담수량이 상당부분 적음에도 이들의 담수량 좌표는 처음의 수치에서 변함이 없는 것이 바로 문제인 것이다.

더욱이 저수지의 담수량 확보를 위해서 가장 절실한 것이 준설인데 일부 저수지의 경우 15년이 넘도록 준설을 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기존에 설치된 상당수의 용수로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허술한 관리와 이어지지 않는 보수로 농지로 공급되는 용수가 상당부분 누수된다는 점이다.

사태가 이러함에도 농어촌공사는 정확한 원인 분석과 대책을 세우기보다는 상급 기관에서의 현장방문에 초점을 맞추고 진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허상을 보여줘 결국 정책 입안에 있어 혼란만 가져오고 나아가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 할 수 없도록 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농어촌공사는 전국적으로 메마른 저수지의 준설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통해 중앙 정부에 예산을 신청하는 등의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되는 것은 장마철을 앞두고 장맛비로 수위가 올라가지 전에 동시다발적인 준설 공사를 통해 수자원 확보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 강 부/아산주재(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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