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문제 등 한국에 대한 일본의 도발과 망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충남 보령에서 일제 강점기의 잔해인 ‘황국신민서사지주’가 발견돼 학계는 물론 역사문제 등에 활용가치가 큰 것으로 기대돼 큰 관심을 끌고있다.
충남 보령시 남포면 월전리 한 농장에서 발견된 이 지주는 바닷가에 있던 비석모양의 자연석에 글씨를 새긴 것으로 추정되며 두께 20㎝, 가로 30㎝(가장 넓은 면), 높이 120㎝정도의 크기다.
‘황국신민서사지주(皇國臣民誓詞之柱, 이하 지주)’는 일제 강점기 당시 내선일체 황국신민화란 명목 하에 ‘일본 왕에게 충의를 다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강제로 외울 것을 강요하면서 전국 곳곳에 세워진 일제 잔존물이다.
‘황국신민서사지주’는 아동용과 성인용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이번에 발견된 지주는 당시 남포면 월전리에 있었던 간이학교에 세워졌던 ‘아동용’으로 추정된다.
앞면에는 ‘皇國臣民誓詞之柱(황국신민서사지주)’라는 글자가, 뒷면에는 皇紀二六百年記念(황기2600년 기념)이라고 적혀있고 황기 2600년은 1940년도를 나타내고 있으며 지주 옆에 별도의 ‘황국신민서사’를 기록한 것을 세워뒀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교희(남포면 봉덕리, 환리교회)목사에 따르면 이 지주는 약 10여 년 전 쯤 옛 간이학교 터 일부에 집안 동생인 이남형씨의 집을 새롭게 신축할 당시 처음 발견했지만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해 10여 년간 이씨의 농가 농장에 방치해 뒀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비석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별다른 내용이 없어 무관심하다가 최근 지인을 통해 어떤 것인지 알게 됐다”면서 “이 지주는 우리 민족에 악행을 저지른 일제치하의 뼈아픈 역사를 상징하는 것인 만큼 폐기하지 않고 남겨두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라 생각해 시에 기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기증자의 의지가 확실하다면 옛 대천역 자리에 2013년도에 개관하는 향토사료관에 전시해 후손들에게 뼈아픈 역사를 알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전시를 하게 된다면 한밭교육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것처럼 쓰러뜨려놓고 전시하는 ‘홀대 전시’의 방법을 택해 전시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보령/김환형기자 kkhkhh@dailycc.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