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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만에 돌아온 송해동씨

공사현장 분묘, 5개월 노력 끝에 ‘현충원 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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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11.14 19:02
  • 기자명 By. 신동렬 기자

14일 오전 청주시 흥덕구 수의동 청주3차우회도로 남면∼북면 구간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이곳에 덜렁 남아 있던 분묘의 유해를 대전 현충원에 안장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된 것이다.

행사는 청주보훈지청과 육군 2161부대의 협조 속에 조포 발사, 개장, 임시 안장 등 순으로 진행됐다.

이 분묘는 6·25 전쟁 당시 임진강 전투에서 부상을 당해 전역한 뒤 후유증으로 고생하다가 1986년 8월 18일 숨진 송해동씨가 묻혀 있던 곳이다.

그가 사후 27년 만에 국가유공자의 지위로 현충원으로 옮겨지게 된 사연은 작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청주시가 남면∼북면 구간 도로 개설을 위해 분묘 보상협의에 나섰지만 송씨의 아내인 이재연(81) 할머니는 요지부동이었다.

이 할머니는 “보상도 필요없고, 이장할 생각도 없다”며 1년 넘게 버텼다.

그러던 할머니는 생전 남편을 국가유공자로 만들지 못한 설움을 털어놨다.

시는 참전용사로 인정받고 싶다는 할머니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다.

그러나 공사 구간 개통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시간이 문제였다. 국가유공자로 지정되려면 신청에서 최종 심사까지 1년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물론 국가유공자 지정을 장담할 수도 없었다.

시는 일단 행동에 옮기기로 했다. 지난 6월 초 유가족과 함께 각종 서류를 갖춰 청주보훈지청에 국가유공자 지정 신청을 하고 빠른 일 처리를 부탁했다.

시 담당 공무원들은 수시로 보훈처와 보훈지청을 오가며 기록을 찾았고, 지난 8월 21일 육군본부에서 송씨가 1951년 5월 24일 임진강 전투에서 입은 부상으로 원호부대에서 전역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달 25일 보훈처 심사에서 남편의 부상 정도와 그 후유증으로 사망한 점, 남편의 형제들도 6·25전쟁 때 순직한 점을 설명했다.

시 공무원은 “고인은 얼굴 흉터로 생전에 바깥 출입을 거의 하지 않았고,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고 거들었다.

5개월간의 노력은 결실로 이어졌다. 시는 이달 초 청주보훈지청으로부터 송씨가 국가유공자로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았고, 유가족과의 협의로 고인을 현충원에 안장하기로 했다.

이 할머니는 “부상 부위 때문에 고통을 겪으면서도 남편은 평생 저에게 '이 여사'라고 부르고 말을 놓지 않았다”며 “청주시 관계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하늘의 남편도 매우 기뻐하실 것”이라고 울먹였다.

시의 한 관계자는 “유가족의 소원이 이뤄져 공직자로서 매우 보람있게 생각한다”며 “관련 기관들이 업무를 빠르게 처리해 준 것도 감사한다”고 전했다.

청주/신동렬기자 0114667220@dailyc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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