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솔터널이 개통한 지 한 달여 만에 터널 출구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눈길 추돌사고였지만, 도로의 급경사 구조 등으로 볼 때 ‘예견된 사고’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8일 대전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45분께 대전시 유성구 원신흥동 동서대로 도솔터널 출구에서 승용차 등 자동차 20여대가 잇따라 추돌하면서 승용차에 탄 6명이 중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사고로 일대가 50여분간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승용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연쇄 추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 소방본부 관계자는 “갑자기 눈이 많이 내린데다 도솔터널에서 원신흥동 방향 도로가 커브길이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민은 굽어진 도로 탓에 사고가 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민 A씨는 “개통되고 나서 자주 이용하는데, 평소에도 도로가 위험하다고 느꼈다”면서 “터널에서 나오자마자 갑자기 급경사길을 만나 놀랄 때가 많다”고 말했다.
B씨도 “도로폭이 넓어서 차들이 과속하게 되는데 출구가 갑자기 우측으로 휘어 있어 운전을 하면서도 노면이 젖어있거나 결빙돼 있으면 미끄러져 사고가 나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속도단속카메라를 설치하든지, 결빙되지 않도록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C씨는 “도솔터널 개통할 때까지 일했던 사람인데, 일하는 사람들끼리 언젠가 이런 사고가 나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원신흥동에서 내동 출구까지 내리막길이라 가속하게 되는데 언덕형이라 앞도 잘 보이지 않는다. 과속단속카메라나 도로에 결빙방지 열선이 필수였는데, 아직도 설치하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백영중 시 교통정책과장은 “중앙 정부에서 교통영향평가를 받아 도로를 설계한 것으로, 별 문제는 없다”면서 “다만 속도 제한이 시속 70㎞ 이내임에도 과속으로 달리는 차량이 많아 사고 위험이 있는 것 같다. 경찰청과 협의해 과속단속카메라를 설치하거나 안내 표지판을 두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