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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8.02.10 19:49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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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인식의 바탕에는 같은 문화권에 있는 나라들끼리 잘 협력하자는 소박한 생각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냉전 체제의 붕괴 이후 세계질서가 급속하게 글로벌라이제이션의 길을 걸으면서 동아시아도 유럽연합(EU)과 같은 형태로 연합하여 문화권의 힘을 강화할 필요가 있을 것같다는 생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1993년 우르과이라운드가 타결되고 1995년에는 그동안 세계무역질서를 이끌어온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 체제를 다자간 무역기구인 WTO 체제로 변하면서 세계 경제 구조는 급속히 산업 무역의 세계화와 국경없는 무한경쟁시대로 돌입하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나아가 각 국이 FTA 협정을 맺으면서 그 개방의 폭은 점점 더 넓어지고 있습니다.
벌써 오래 전부터 한 나라의 경제 규모를 이야기 할 때 우리는 GNP가 아니라 GDP개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자유 경쟁에서는 힘과 연합이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련의 해체 이후 미국은 제어장치 없는 초강대국으로 부각되었습니다. 문화사적으로 볼 때 견제세력 없는 강대국의 일방주의가 형성되면 문화의 다양성을 유지하기 어렵게 됩니다.
그것은 미국의 무리한 이라크 침공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의 제국들이 유럽 연합을 탄생시켜 이에 대응하며 조만간 국경선 없는 유럽 지도를 그릴 수도 있는 상황으로 되어가고 있는 것은 21세기 문명사를 위해서도 다행입니다.
여기에 동아시아의 연합이 이루어 진다면 세계는 마치 세발달린 솥처럼 힘의 균형과 상호 견제가 이루어져 평화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면서 인류문명 발전의 확고한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므로 역사적으로 같은 문화권을 형성해온 동아시아의 제국들은 어떤 식으로든 연합하는 것이 더더욱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합류를 얘기하면서 또 분기를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일까요.
그것은 동아시아에서의 연합은 유럽연합 같은 형태는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유홍준 문화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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