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비서 성폭력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공방을 이어왔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비서 김지은씨에 대한 성폭력 범죄로 보기에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이날 믿었던 만큼 실망이 컸던 지역민들은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봤다.
대다수 정치인과 충청시민들은 안 전지사의 정치적 재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법리적으로 무죄는 가능하겠으나 도덕적으로 이미 치명상을 받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어렵지 않겠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당은 무죄라 해도 복당 사유가 안 된다고 선을 그었고, 친문계도 아닌 안 전지사를 굳이 비난을 감수하며 껴 앉을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는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으면 재기가 가능할 수 도 있다는 것.
안 전지사가 대법원까지 무죄를 받을 경우 일정 기간 자숙한 뒤 선거에서 심판받겠다고 나설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다시 태어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은 재기를 염두 해 두고 한 말이라는 설도 분분하다.
충청지역 시민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대다수 젊은 여성들은 “법원이 너무 관대한 게 아니냐”며 할 말을 잃었다고 밝혔다.
대전 동구에 사는 20대 여성은 "재판 결과가 무죄로 나와 놀랬다"면서 “사법부가 어떻게 이런 판결을 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사법부에 대해 강한 불신을 내비쳤다.
반면 도덕적 비난을 받을 부적절한 관계는 맞지만 성폭행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반응도 있다.
대덕구에 사는 50대 남성은 ”사실 국민 정서상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면서도 "법리적으로 무죄라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고 말했다.
도청 공무원들은 말을 아끼면서도 의견은 엇갈렸다.
한 공무원은 “정의와 성평등을 부르짖던 인물의 실체를 봤다며, 이번 무죄판결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다른 공무원은 “법적으론 면죄부를 받았지만 도덕적 치명상은 치유 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