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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속으로] 진리의 성전

이혜숙 음성수필문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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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3.11 16:23
  • 기자명 By. 충청신문
이혜숙 음성수필문학회장

날아갈듯 한 지붕을 한 건축물이 나를 유혹한다. 방콕으로 오기 전 그곳으로 갔다. 이 건축물의 원래 이름은 쁘라쌋 쌋짜탐이라고 하며, 쁘라쌋은 성(城)을 말하고 쌋짜탐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 즉 진리를 말한다고 한다. 진리의 성전이란 뜻이다.

파타야 시내 북쪽 해변에 있는 목조 사원. 십자가형 구조이고 건물 가운데 105m의 탑이 세워져 있다. 진리의 성전은 모두 4개의 날개관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의 출입문을 통해 성전 안으로 들어 갈 수 있다. 못을 사용하지 않고 전통 건축 기법을 이용하여 목재를 끼워 맞춰 세웠다고 한다.

아파트 40층 높이의 세계 최대 목조 건축물을 짓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세계 각지의 건축가, 역사학자, 문화학자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한다.

곳곳에 부처님의 얼굴이 있고 동물과 식물이 조각되어 있다. 캄보디아의 조각상 모습도 볼 수 있다. 태국의 소승불교, 중국의 대승불교, 인도의 힌두교, 크메르의 브라만교의 가르침과 신화의 상징물로 창조, 파괴, 사랑, 윤리, 우주, 삶과 죽음 등 인생의 근본적 내용을 담고 있단다. 세계에서 가장 큰 목조 건물로 전체가 거대한 목조 조각품이다.

인간은 하늘, 땅, 아버지, 어머니, 해, 달, 별이라는 7가지 창조물 없이는 존재할 수가 없으며 서양 철학에서 말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필요 원소인 물과 불, 흙과 바람을 건축물 성전 지붕의 4개의 첨탑으로 표현하였다고 한다.

건물의 겉과 안이 조각들로 아기자기하다 못해 신비롭기까지 하다. 세계 곳곳에 얼마나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 많은지 실감했다. 겉은 겉대로 안은 안대로 한 곳도 비어 있지 않게 조각을 하고 건축물을 지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태국은 불교국가답게 늘 부처님과 함께 하는 것 같다. 불자인 나도 부처님이 있는 곳이면 자연스럽게 합장을 한다. 처음에 낯설었는데 며칠 만에 동화되었나보다. 스스럼없이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이게 된다.

감탄을 하며 가슴가득 뿌듯함을 안고 나오는 길에 예쁜 꽃을 부처님께 공양하라고 한다. 꽃을 사서 부처님 손가락에 걸어두었다. 내가 다녀간 흔적을 남기려는 듯. 아니 어쩌면 이곳에 대한 경외심이 한 몫 해서 일지도 모르겠다.

진리의 성전은 1981년 시작했다는데 아주 오래된 목조건물 같아 보인다. 쿤렉이라는 건축가(설립자)가 조상들의 기술과 예술과 문화의 가치를 전승시키기 위해 계획했다고 한다. 개인이 소망에서 시작하여 국가와 인류의 재산으로 후세에 남겨진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전통의 계승과 불교적문화관에 대한 건축가의 심오한 안목이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역사에 남을만한 일을 할 멋있는 재벌이 있을까. 완공일이 예정 없는 영원한 공사란다. 강렬한 태양과 파도, 바람이 심한 파타야 북쪽 바닷가라는 환경적 특정상 보수 공사와 건축 공사를 병행 해 나가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관람하는 중에도 한쪽에선 보수하고 한쪽에선 새로운 조각을 건물에 붙인다. 비를 맞아 나무가 썩은 곳은 보수하고 완성되지 못한 곳은 열심히 새로운 조각을 붙이고 있다. 쇠못을 쓰지 않고 나무로 깎아 만들어 쓴다니 얼마나 어려울까. 완공 시간도 알 수 없다니 수많은 세월이 흘러도 공사 중일 것 같다. 모든 것이 사비로 이뤄진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스페인에 있는 성가족성당을 생각이 난다. 가우디가 짓다 완성을 못보고 지금까지 공사 중인 성 가족 성당. 그들도 대단한 자부심으로 끝까지 가우디의 뜻을 이어나갈 것이다. 완공될 때까지 국가와 기술자들이 힘을 모아 완성해가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우리나라에도 못을 쓰지 않고 나무만으로 끼워 맞추는 건축물이 많았다. 몇 백 년을 이어오면서 국민의 자부심이 되어 주는 그런 보물들이. 현대화 바람에 많이 소멸 되었지만 아직도 보물이나 국보로 지정이 되어 국민의 자부심이 되고 있다.

세상엔 재능이 훌륭한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소중하고 귀한 좋은 재능이 소멸되지 않고 나라의 자랑거리로 남아있길 기원해 본다. 나는 어디를 가든지 우리나라의 역사 문화와 그곳의 역사 문화를 비교하게 된다. 한국인도 어느 나라 사람들에게 뒤지지 않을 거라는 자부심이 일어서일 게다.

이 건물을 짓게 된 배경은 문명의 발달로 인해 도덕적 가치와 정신이 배제되고 물질 만능주의의 사회로 변질돼 가는 사회. 전쟁과 약탈로 파괴되어가는 현세를 진리의 성전을 통해 종교와 철학의 진실이 교육과 평화를 구현하자는데 그 의미가 있단다.

태국이 새롭게 다가왔다. 여행은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는 아주 멋진 공부란 생각이다. 불변하는 진리를 거슬리지 않고 참다운 삶이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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