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공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이하 행감)가 시작됐다.
하지만, 시민들은 ‘행감인지 땡감인지 모르겠다’ 며 무관심이다.
이 정도면 ‘행감 무용론’이 나와도 시원치 않을 판이다.
매섭고 날카로운 호통에 천하의 장관도 의원들 앞에서 쩔쩔매는 모습, 국정감사는 국회의원들이 주인공이 되는 독무대다.
하지만 이에 비해 행감이 이뤄지는 공주시의회는 어떤가?
감사의 대상이 되는 집행부의 실·과장이 지각을 하질 않나? 의원들이 요청한 자료조차 미적거리며 주는 듯 마는 듯 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준비되지 않은 의원들은 늦어진 자료 제출에만 성토를 해대고 있고, 정작 중요한 결정적 지적 같은 건 없어진지 오래다.
물론 기본적으로 의원들의 자료제출 요구를 뭉개고 있는 집행부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막연히 문제를 알고 있는 것과 제대로 데이터를 제시하며 조목조목 짚는 것은 다르다.
그러나 집행부가 얼마나 시의회를 우습게 봤으면 이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느냐(?)에 대한 의문점도 버릴 순 없다.
일부 의원은 자료를 줘도 제대로 분석을 못해 엉뚱한 얘기만 늘어놓고 있고, 지적을 위한 호통이 아닌 호통을 위한 호통으로 일관해오고 있으니 무서워하질 않는 것이다.
시의원들의 지적에도 “의원님의 말씀을 잘 듣고 앞으로 잘 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끝이다.
복수의 의원들은 “그렇다고 행감을 안 할 수도 없고 난감하다. 행감 때에만 잘하겠다”며“순간만을 넘기려 하고 개선되는 게 없다”고 씁쓸해 한다.
게다가 이렇다할 한방도 없다. 시의원은 자기 발언이 언론에 보도된 것만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고, 집행부는 ‘수박 겉핥기’ 식으로 무딘 행감을 잘 때웠으니 그만이다.
결국 모든 피해는 시민들의 몫이다. 기초적인 전문성 결여는 물론이고 노력조차 없는 시의원들로 인해 집행부는 얼마든지 자기 마음대로 시정을 좌지우지 할 수 있고, 견제 없는 시의회에 시민들의 혈세는 낭비되고 있다.
공주시의회가 이런 와중에도 다음 의장 선거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개탄스러움을 넘어서 한심한 느낌까지 든다.
벌써 누가 후보에 올라 있고 누가 누굴 지지하고 어디에 줄을 서 있다는 소식이 관가를 장식하고 있다.
각종 사회적 이슈로 시끄러운 공주시다.
시민사회에서는 김정섭 시장의 주민소환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그 가운데 공주시의회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시민들은 행정감사에서 이런 사태까지 이뤄지게 한 집행부의 문제점들을 샅샅이 파헤쳐주길 기대하고 있다.
의장을 누가 하든 말든 그건 시민들의 관심사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