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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통합과 분리의 상승효과: 모듈화를 통한 완전체 충청권의 미래 구상 (1)

이노신 호서대학교 경영대학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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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8.06 11:54
  • 기자명 By. 충청신문
이노신 호서대학교 경영대학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이노신 호서대학교 경영대학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충청권은 현재 4개의 광역시도와 지방정부로 구성되어 있다. 충남, 충북, 세종, 대전이 그것이다. 세종은 원래 충남 연기군을 기반으로 조성되었으며, 대전은 원래 충남 대전이었으니, 이 둘은 모체인 충남에서 분리되어 구성되었다. 또한 충청도라는 지명은 원래 충북 충주와 청주의 머리글자를 따서 지었으며, 충남과 충북으로 분리되기 전까지 충청도라는 통합적 지명으로 약 850년 동안 사용되어왔다. 충청도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하는 것이 고려 명종(1170~1197)때이니 대략 그쯤 된다. 고려와 조선 두 개의 왕조를 거치는 오랜 시간 속에서 충청도라는 지역이 탄생하고 발전해 왔던 것이다.

따라서 충청권 4개의 광역시도와 지방정부는 1천년가까이 원래 한 몸이었다가 조선 말기부터 단계적으로 나눠졌다. 이처럼 장구한 시간 속에서 충청도는 강력한 호국독립정신을 기반으로 역사적, 문화적, 정서적, 언어적 전통과 동질성을 함께 형성하고 공유해 왔다. 이를 증명하는 것처럼, 세종특별자치시가 행정복합도시로서의 지위를 얻을 때까지 충남북과 대전의 수많은 주민들이 한마음이 되어 이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결국 관철시켰다. 세종시 건설을 위해 충청의 주민들은 삭발과 단식투쟁도 불사하였다.

최근에 매우 훌륭한 소식이 있었다. 충청권 4개 지방정부가 힘을 합쳐 우리 지역의 인재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도 양질의 직업을 갖도록 하였다. 충청권의 인재들이 우리 지역에 위치한 국가공공기관에 최소 30%이상 “지역인재전형”으로 취업할 수 있는 길을 완성시킨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충청권의 여러 단체들은 수년 동안 서로가 소통하며 한 목소리를 내었다. 그리고 지방정부 수장들의 과감한 결단과 신속한 통합적 행정 과정을 통해 이처럼 탁월한 성과를 만들어 내었다.

통합과 분리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각각의 특징과 장단점이 있다. 인류의 역사 그 자체가 통합과 분리(또는 분열)의 계속적인 반복 속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동서고금의 공통적인 특징은 사상과 예술과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달은 통합보다는 오히려 분열시기에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분열의 시기에는 통합의 시기보다 훨씬 더 많은 인재들이 지역과 국가발전을 위해 중용되고 서로 경쟁을 통해 자웅을 겨루게 되는 환경이 조성된다. 예를 들어, 하나의 통일왕국을 통치하는 1명의 왕에게 100명의 인재가 필요하다고 가정하면, 4개 나라로 분리되어 4명의 왕이 있을 때는 산술적으로 각각 100명씩, 총 400명의 인재가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400명의 인재가 경쟁 속에서 만들어 내는 결과물들은 100명이 만든 것보다 당연히 더욱 다양하고 창의적인 것들이었다. 이처럼 과학과 예술과 사상의 눈부신 발전은 분열의 시기가 선사하는 위대한 선물임을 동서의 역사는 동일하게 증명하고 있다.

그러다가 한 왕국이 나머지 세 왕국을 병합하면 그때는 통합의 시기가 도래한다. 통합의 시기에는 지역의식, 민족의식, 국가의식이 강화된다. 이를 통해 지역적, 민족적, 국가적 정체성이 다듬어지고 확립된다. 통일을 성취한 왕국은 나머지 세 왕국의 영토만 흡수하는 것이 아닌, 그동안 분리되었던 경제, 사회, 문화, 정신을 포용 통합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민족적, 정서적 동질성을 창조하고 진정한 완전체로서의 역사적 통일을 이루게 된다.

그런데 모듈화가 되면 이러한 분리와 통합의 장점이 동시에 공존하게 될 수 있다. 동일한 정체성을 갖춘 한 개의 통합적 완전체로서 작동하며, 이와 동시에 각각의 분리된 독립체로서 제각각 다양한 발전을 실현해 나갈 수 있다.

충청권은 오랫동안 충청도라는 한 개의 통합체였다가 이제는 충남, 충북, 세종, 대전이라는 4개의 광역 모듈로 재구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4개의 모듈 구성체는 하나의 통합체가 되었을 때, 완전체에 가까워진다. 충남이 있기에 내륙지역인 충북과 세종, 대전은 다양한 해양자원을 갖게 된다. 충남의 다양한 해양산업자원 개발에 충북과 대전, 세종이 함께 참여하는 길을 만드는 것도 효율성을 더욱 높이는 방법일 수 있다. 충청의 주민들을 청주공항을 통해 중국과 동남아 등 외국으로 나갈 수 있다. 또한 서산 대산 항에서 배편을 이용해 중국으로 갈 수도 있다. 지금 공사 중인 천안-청주공항 간 전철노선이 완공되면 천안아산의 1백만 주민들은 전철로 청주공항까지 도착할 수 있다.

충청의 4개 권역인 충남, 충북, 세종, 대전은 1천년에 가까운 역사 속에서 지역적 정서적 동질성을 형성해 왔다. 조국과 민족의 광복과 독립을 위해 몸 바쳤던 충청인들이 언제든지 크게 함께 움직일 수 있으며, 동시에 각 광역지역의 발전을 함께 도모해 나갈 수 있는 모듈적 기능을 강화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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